B향우회에서 일하고 있는 박 모씨 또한 최근 회원들로부터 자기가 모르는 사람한테 문자 메시지와 연락이 온다며 항의 전화를 받는 일이 잦아졌다.
박 씨는 “알게 모르게 회원명부가 새어나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6·4 지방선거가 40여일 앞으로 다가 오면서 교육감 예비후보마다 '사람 모으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람 찾기가 선거운동의 핵심이 되면서 각종 동호회, 동문회, 친목회 명단을 확보하려는 '보이지 않는 경쟁'도 치열하다.
투표율이 낮을 경우 확실한 지지자들의 투표참여율이 승패를 가르는 관건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후보들마다 지지세 결집에 초점을 맞추면서 친목·동문회 명단 등 '귀한 몸' 대접을 받고 있다. 특히 일부 후보들은 인맥이 넓은 이들을 선거사무장으로 영입하는 등 개인 연락처를 중심으로 전화번호를 수집하고 있다.
또한 일부 후보들은 지인 등을 통해 동창회나 향후회, 친목계 명단을 통째로 넘겨받거나 문자대량 발송업체가 불법 수집한 정보를 돈을 주고 구입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동창회 한 관계자는 “후보 입장에서 가장 쉽게 유권자들에게 접근해 후보를 알릴 방법이 바로 휴대폰 문자 메시지라는 점에서 회원명부를 최대한 확보하려 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동창회 명부가 선거운동에 이용될 것을 우려해 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헌책방에서는 각종 인명록, 기관단체 회원명부 등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대부분 이런 종류의 서적은 비매품이지만 거래될 때는 2만~3만 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헌책방을 운영하는 최모(49)씨는 “선거철이면 인명록 관련 서적을 찾는 문의 전화가 자주 걸려온다”며 “발간된 지 몇년 지난 명부도 선거철에는 인기”라고 말했다.
교육감 예비후보 캠프 관계자는 “선거운동을 위해서는 각급 학교의 동문 연락처 확보 등은 필수지만 이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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