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대전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동안 시와 자치구가 지역내 화물차량 및 건설기계 차량에 대한 불법주차 단속건수는 783건에 그치고 있다. 구에서는 불법사항에 대해 대부분 계도처리를 한 반면, 시와 합동단속(1회)에 나서 적발한 차량 143대만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 일부 구에서는 불법주차에 대한 계도처리 과정에서 단순히 계도장을 붙일 뿐 이후 이행여부는 확인조차 하지 않는 등 불법행위를 방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전시와 자치구가 화물연대의 단체 대응에 부담을 느껴 적극적인 단속을 회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해 4월 국토교통부는 화물차량 등의 도심속 불법 밤샘주차를 방지하기 위해 대전시에 일제 점검을 하는 등 단속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상 화물차 등에 대한 차고지외 주차는 단속대상이다. 이를 어길 경우, 단속 당일에 과태료를 처분한다.
그러나 곧바로 5월께 화물연대 대전지부는 대전시 교통국장 면담요청을 했으며 이후 6월에는 시와 5개 자치구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면담을 했다.
이 면담에서 화물연대는 화물차 불법행위 단속 개선을 비롯해 공영차고지 공영주차장 건설, 화물운전자 재산권 보장, 분쟁조정위원회 조정 및 활성화 방안 마련, 정례 협의회 개최 및 상시적 지원체제 구축 등을 요구했다. 한 마디로 불법주차에 대한 단속을 하지 말라고 요청한 셈이다. 이후 화물연대는 집회를 여는 등 단체행동도 불사했다.
이에 시는 지난해 상반기 진행했던 합동단속을 하반기에는 실시하지 않았다. 자치구 역시 대부분 계도활동에 국한된 단속을 벌이는 등 특정단체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는 비난이다. 이처럼 자치단체의 미온적인 법집행으로 안전한 환경에서 보호받아야 할 시민들의 권리는 뒷전이다.
한 시민은 “화물 및 건설기계 차량이 도심속에 불법주차해 통행을 막을 뿐더러 시야를 막아 교통사고의 위험을 높인다”며 “화물연대의 생존논리에 시민들의 안전은 무시해도 되느냐”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지난해는 인사발령뒤 업무가 생소하다보니 몰랐다”며 “올들어 분기별로 합동단속은 1회, 구 자체 단속은 월 2회씩 시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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