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림 대전·충남재향군인회장 |
우리 정부는 군의 선대응조치 후 NSC(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해 만반의 대응태세를 갖추면서 북한군의 NLL 전구역에 걸친 이번 해상 포격도발을 “적대적이고 의도적인 도발”로 규정했다. 한편 북한은 사정거리 20㎞의 122㎜ 방사포를 설치한 화력지원정(艇)을 출동시켜 공격 기동성을 강화했는데, 이는 전례없던 일로 북한의 무모한 확대도발 의지를 가늠하게 한다. 북한이 이번 포격도발의 구실로 삼은 3월 27일 어선 나포사건은 도발을 일으키기 위한 목적으로 치밀하게 계산된 '꼼수'로 드러나, 향후 추가도발이 예상된다.
북한은 지난 2월 이산가족 상봉 행사 중간부터 무더기로 방사포와 단거리 미사일 및 로켓을 발사해왔고, 3월 30일에는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4차 핵실험을 예고하는 등 전방위적 무력증강과 대남 협박 및 도발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또 3월 26일에는 사거리 1300㎞인 노동미사일 2발을 발사해 650㎞를 날아갔는데, 이는 발사각도를 조절해 사거리를 축소한 것으로 대남기습 목적의 훈련인 것으로 분석된다.
나이 30의 세습독재자 김정은은 무슨 의도로 이처럼 대규모 군사훈련을 자행하고 있는 것일까? 언론은 주로 한미연합훈련이나 박근혜 정부의 '통일 대박'론에 대한 저항 성격의 '무력시위'로 분석하고 있으나, 김정은의 성격과 발언록, 그리고 군사훈련의 전후관계를 냉철히 살펴볼 때 좀 더 조직적이고 위험한 의도가 숨어 있는 듯하다. 김정은은 올 초 군지휘관 회의에서 “2015년에 한반도에서 무력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통일 대전(大戰)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2013년엔 “3년 내 무력통일”을 선언하기도 했다. 2011년말 김정일이 사망하고 3대 후계자로 집권한 직후에는 “나의 통일관은 무력통일이며 직접 탱크를 몰고 서울로 진격하겠다”고 호언한 바도 있다. 결국 그의 오판을 가능하게 할 요소로서는 ▲핵탄두 소형화 성공으로 핵·미사일 공격력 확보 ▲오바마 정부의 평화주의·고립주의로 인한 분쟁 개입 의지 부족 ▲한국 국방태세의 약화 ▲한국 내부의 국론 분열과 종북세력의 발호 등을 들 수 있다.
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방안은 무엇인가?
첫째, 우리 군은 첨단무기를 신속히 도입해 자체 군사력으로 북한의 국지도발에 대응할 수 있도록 방위능력을 증강해야 한다. 둘째, 특히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MD능력을 신속히 확보해야 한다. MD에 대한 근거 없는 왜곡 선동을 과감히 정면 태클하여 애초 계획했던 SM-3와 THAAD 등 첨단 미사일 방어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국방부가 도입 계획 중인 PAC-3 만으로는 크게 부족하다. 셋째, 현재 북한의 핵 공격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오직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된 핵억지력'에 의존하고 있을 뿐이다. 만에 하나 미국이 국방비 감축 등 제반 요인으로 인해 갑자기 고립주의나 현실주의 외교전략으로 돌아설 때, 우리는 북한의 핵 위협 앞에 무방비로 완전 노출되는 불행한 사태가 오고 만다. 북한 핵에 대한 대처방안에 있어, 우리 국민과 정부의 중요한 결단이 요구되고 있다.
끝으로, 한미동맹의 핵심인 한미연합사를 견고하게 유지하기 위해 전작권 전환 재연기를 이번에 무기한 확정하고, 내실 있는 양국 동맹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과격하고 경륜이 부족할 뿐 아니라, 고모부인 장성택 처형에서 보듯 잔학한 성격의 젊은 독재자 김정은의 군사모험주의로 인해 대한민국이 또다시 전례 드문 국가안보와 국가존립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국민과 정부가 혼연일체가 되어 이 안보위기를 넘어서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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