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배 송촌장로교회 목사 |
무엇이든 때가 있는 법이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분명하여 봄에는 봄꽃이 피고 여름에는 여름꽃이 핀다. 가을에는 가을꽃이 만발하고 겨울에는 눈이 내린다. 이는 자연의 질서이고 창조주 하나님의 섭리다.
우리는 이런 질서에 따라 봄에는 씨를 뿌리고 여름에는 가꾸고 가을에는 추수를 한다. 인생살이도 새싹 같은 어린아이의 때가 있고 녹음이 풍성한 청년의 때가 있다. 열매를 거두는 중년의 때와 낙엽이 지는 노년의 때가 있다.
범사에 때가 있는데 때에 맞게 순응하는 것이 순리이고 아름다움이며 창조주 하나님의 법칙이다. 어린 아이는 아이다워야 하고 노인은 노인다워야 하는 것이 아닌가? 어린아이가 너무 어른스러워도 징그럽고 노인이 너무 아이 같아도 민망하다.
5월의 사과는 맛이 없고 푸르른 것이 완성이다.
5월에 10월의 빨간 사과를 구하는 것은 때를 모르는 어리석음이거나 욕심이다. 인간에 지나친 욕심이 자연의 순리를 깨뜨려 자연의 질서가 깨진 현상이 기상이변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아니면 인간을 향한 자연의 복수가 아닌가를 생각해본다.멀리 보지 못하고 당장 앞에 있는 것만을 좋아하는 어리석음이 안타깝다. 앞으로 우리 자손들이 살아야 할 세상은 어떠할까를 걱정해본다.
모든 것을 경제논리와 정치적 입장에 따라 내일을 보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도 안타깝다. 본질과 기본을 중시하는 정책이 없음이 참으로 안타깝다.
온 산에 꽃이 만발했다. 개나리와 연분홍 진달래이며 하얀 벚꽃 위에 눈이 내렸다. 때 아닌 눈이 내린 모습을 TV에서 보았다. 분명 이는 기상이변의 작은 현상이다. 더 큰 이변을 예시하는 작은 신호다. 결코, 좋아할 일이 아니다. 그런데 매우 아름답고 예쁘다고 앞다투어 방송하는 것을 보았다.
꽃들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보자. 얼마나 놀라고 얼마나 추웠겠는가? 연하고 작은 새싹들과 동면에 들어갔다가 갓 깨어난 개구리를 비롯한 수많은 생명체는 어떠했겠는가. 너무너무 추워서 어쩌면 밤을 새워 벌벌 떨면서 울고 또 울지 않았을까? 벌들이 많이 얼어 죽었다고 한다.
이것은 말 못하는 미물들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우리들의 이야기이고 사랑하는 우리 자녀들이 겪어야 할 이야기다.
때아닌 6월에 눈이 오고 얼음이 얼었다고 생각해보자. 씨 뿌리고 힘들게 가꾼 농부들의 수고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다. 이는 농부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이에게 미치는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다. 세계적인 문제가 될 것이다.
올해에는 꽃이 전국적으로 일시에 만발했다고 한다. 옛날에는 꽃들이 피는 순서가 있었다. 올해에는 순서 없이 피었다. 이로 인해 꽃이 피는 순서대로 장사하는 사람들과 양봉을 하는 사람들이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고 한다.
무엇 때문인가? 눈앞에 있는 이익과 나밖에 모르는 이기심과 편리함을 중시한 나머지 무분별한 개발과 오염이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원전에 대한 공포와 미세먼지로 말미암는 여러 가지 아픔들은 인간의 탐심이 심고 거두는 결과물이다.
성경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무엇을 심든지 심는 대로 거둔다고”고 했다. 이익과 편리를 위해서 기본을 무시하고 본질을 훼손해서는 안 될 것이다. 좀 불편하게 살더라도 더 이상 무분별한 개발이나 오염을 시켜서는 안 된다. 이것이 우리와 우리 후손들이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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