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식도 일방적인 밀어붙이기가 아닌 마을 단위 두레 형식으로 선회했고 민과 관이 이른바 거버넌스 강화로 실개천과 도랑에 새 옷을 입힌다는 발상도 잘됐다. 본류 관리만으로 수질 관리에 한계가 있음을 인식한 사업의 방향성은 대체로 무난히 설정됐다고 본다.
환경 사업은 무엇보다 공감과 호응을 통한 주민 참여가 전제돼야 한다. '화천1리 윗물두레'와 같은 정겨운 이름이 마을공동체 정신 회복과 지속 가능한 수질 관리라는 실질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성격상 도랑 살리기는 획일적일 수 없고 마을별·도랑별 특성화한 복구계획을 세워 추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도랑 살리기는 또한 전형적 농촌마을에만 해당되는 사업이 아니다. 가령 대전 서구 기성동 등골마을의 도랑 살리기 사업처럼 물이 흐르는 곳이면 어디든 수질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도랑 살리기 사업에 선정된 곳이 있고 그렇지 않은 곳이 있다. 공무원과 마을주민이 황폐해진 수생태계를 살리기 위해 맞손 잡은 것도 흔치 않은 모습이다.
이제 그저 물이 흐르는 공간이 아닌 생태습지나 주민 휴식 공간으로 활용하는 데도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목표로 세운 충남도내 마을 도랑, 설정한 목표 연도 그 이후에도 상시적으로 이뤄져야 함은 물론이다. 기능을 잃고 하수 기능에 불과했던 도랑을 생태적 생활공간으로 전환시키려면 농촌의 생활하수 처리 시스템도 바뀌어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생활쓰레기로 뒤덮인 관리 사각지대를 물장구치고 가재 잡을 만큼 복원시킬 수 없다.
거듭 강조하지만 도랑 살리기는 하천 수질관리의 분명한 한계를 인식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마을 단위를 넘어 기관이나 NGO, 기업체나 학교와는 도랑 살리기 협약 등으로 참여 활성화를 유도해야 한다. 도랑 물길뿐이 아닌 주변 논밭이 포함된 도랑 유역 통합관리가 절실하다. 그런 차원으로까지 확대돼야 윗물두레와 레스도랑 데이는 실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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