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인석 수필가 |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참여정부 통치기간에 부도덕현상은 창궐했다. 심지어는 청와대 권력을 등에 업은 30대 아녀자 가짜 박사까지 춤판을 벌였고, '바다이야기'란 전국규모의 도박조직이 권력의 우산 밑에서 사회기강을 흔들어놓기도 했다. 100년을 소리치던 '열린우리당'의 집권욕심이 당대를 넘기지 못한 채 무너진 원인도 깨어진 도덕성 때문이었다. 아직도 그 정치 후예들은 몸에 밴 부도덕한 막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권욕심이 얼마나 급했으면 국회의석수 120여 석이나 되는 제1야당이 위상도 버린 채 '새 정치'를 부르짖는 극소수 무소속집단에게 당명(黨名)까지 내어주며 1대 1로 급하게 '새정치민주연합당'을 만든 것도,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하는 도덕성과 무관치 않다. 개인의 성패도 도덕성에 비례하거늘, 하물며 정치조직의 사활이나, 통치역사의 흥망성쇠도 도덕으로 좌우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더구나 선거를 앞둔 도덕의 힘은 정당의 응집력과 동시에 파괴력을 좌우한다. 도덕은 비리의 권력도 무너뜨리고, 부정의 흉계도 몰락시킬 수 있다. 반면에 나라를 다스릴 수 있는 통치의 힘, 모두를 감동시킬 수 있는 사랑의 힘, 부정을 물리칠 수 있는 정의의 힘, 스스로를 낮출 수 있는 겸손의 힘,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협동의 힘이 바로 도덕을 근본으로 한다.
도덕의 가치를 모르는 정치는 자칫 오만방자할 수 있다. “내가 하면 진실이고, 남이 하면 위선”인양 트집 잡기 예사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포기 공약을 둘러싼 여야 간 정쟁행태도 다르지 않다. 여당의 거짓말 정치를 비판하던 야당도 최근 들어서는 똑같이 거짓말정치로 돌아서고 있다. 무공천 공약을 지키지 않는다고 야당은 여당을 비판했다. 그러나 무공천 공약을 지키지 않기는 야당도 똑같이 돼가고 있다. 여당의 부도덕정치를 알면서도 따라하는 야당의 부도덕정치는 오히려 더 나쁘다. '새정치민주연합'이라고 당명을 바꾸면서 국민 앞에 내건 '새 정치'가 없다면, 야당은 국민을 기만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부터 야당은 대통령의 '불통'을 지적했다. 그러나 좌경세력들까지 끌어안는 '소통'은 차라리 '불통'만도 못하다. 남의 잘못을 시비하려면 내 잘못부터 없애야 소통도 가능하다. 도덕은 시공을 초월하는 민생의 진리이고, 만인에게 평등한 공정의 기본이다. 이젠 이전투구 정쟁정치에서 토론합의 정치로, 정치풍토를 전환해야 한다. 왜적에게 나라를 빼앗겼던 이조 망국역사의 원인은 조정의 당파싸움 때문이었다. 역사는 과거의 기록만이 아니라 오늘의 과제다. 스스로의 도덕정신을 다듬어 후세들에게 가치관을 가르치는 도덕정치를 실천해야 한다. 감수성 예민한 청소년들의 교육현장에는 지금도 '참교육'이란 미명의 용공이념 교육조직이 활동하고 있다.
도덕은 국가사회의 기강이며, 무형무한의 기틀이다. 도덕이 무너진 국력은 허상이다. 이념정쟁으로 무너진 도덕기강 확립이 정치통치의 급선무다. 영원한 여당도 없고, 영원한 야당도 없다. 공천포기공약 실천보다도 더욱 급한 건 도덕정치다. 누가 먼저 실천하느냐에 따라 여당도 되고 야당도 될 수 있다. 지방선거가 불과 50여일 남았다. 민주국민들의 주권행사도 도덕정신이 기준 돼야 한다. 도덕만큼 엄격한 정의가 없다. 정치부터 도덕이 바로 설 때, 민주국가도, 민주국민도 모두 평안해질 수 있다. 도덕의 힘은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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