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호
K-water 수자원개발처장 |
최근 어메니티(amenity) 자원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어메니티 자원은 인간이 역사, 문화, 예술적 가치를 지닌 환경과 접하면서 느끼는 쾌적함이나, 쾌적함을 불러일으키는 장소를 말한다. 우리나라도 소득이 늘고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캠핑, 수상레저, 문화체험활동 등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반면에 이를 위한 친수공간, 프로그램 개발은 부족한 실정이다. 자연환경보전지역, 상수원보호구역 등 중복된 입지규제들로 인한 제약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호수와 강은 수질보호, 환경생태, 국민안전 등을 위한 다양한 규제들이 존재한다. 상수원보호구역, 자연환경보전지역 등 중복 지정돼 각종 행위가 제한된다. 수질보호를 위한 각종 규제는 지난 60년대 이후 산업폐수로 인한 수질악화를 막고자 제정돼 73년 상수원보호구역 지정, 90년 특별대책지역 지정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소중한 물을 지키고 친수가치를 높이는 제도지만 주민들에게는 불편하고 어려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몇년 전부터 절대다수를 위한 규제라는 이유로 불편과 어려움을 감내해야 하는 소수에 대한 배려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수처리 기술의 발전, 지역사회와 주민의식 성숙 등에 맞는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 정부도 각종 규제의 혁신과 개선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수변공간에 존재하는 규제도 시대의 변화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상수원과 관련한 각종 규제의 합리화에는 몇 가지 조건이 전제돼야 한다. 수질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한 다각적인 대책이 시행돼야 한다. 합리적 규제범위 산정을 위한 정부, 지자체, 관련 기관 간의 원활한 소통도 필수적이다. 친수시설도 정해진 환경용량 안에서 허용해야 한다. 수질을 지켜내기 위한 높은 시민의식과 행동이 따라야 한다.
K-water는 지역주민, 지자체, 정부 등 상수원보호구 규제개선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 대곡댐 등에서는 주민협력으로 정비사업비로 환경기초시설을 설치해 오염물유입을 막아 보호구역 지정을 최소화했다.
용담댐 민관 수질자율관리 협약을 체결해 상수원보호구역지정을 유예시키는 대안으로 수질관리와 규제를 자율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신규댐에서는 하류하천에서 취수토록 댐상류에 과도한 규제구역을 지정하지 않고 안전한 수질을 확보하는 등 갈등의 사전예방 및 최소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사후규제적 수질관리에서 유역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사전 예방적관리로의 정책 전환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 모든 규제는 시대에 맞춰 끊임없이 없애고 개선되어야 하는 생물과도 같다.
K-water는 앞으로도 국내외의 전문기관 및 전문가들과 물 자원의 확보, 이용, 보전, 이용 등과 관련한 각종 규제를 지속적으로 개혁,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과학적인 수질예측 기법의 활용과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지능형 수질사고 대응기술 개발 및 유역통합물관리(IWRM) 체계 구축을 추진 중에 있다.
안정적 수질관리 기반 위에 가장 합리적인 물 관리가 가능해지고, 다시 이를 통해 국민들은 한층 쾌적한 수변공간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규제개혁은 선악의 구별보다는 비용과 효과를 놓고 선택하는 것에 가깝다. 상수원보호구역지정 등 환경규제는 개인의 재산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때문에 쉽게 갈등을 불러온다. 주민, 정부, 지자체, NGO 등 이해관계자간 긴밀한 소통 등 전문가들의 면밀한 검토와 검증으로 모두가 함께 불합리한 규제를 고쳐 나가자.
보전과 활용이 공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호수와 강, 생태와 문화와 역사가 흐르고 휴식과 예술과 레저를 즐길 수 있는 미래형 수변공간을 만들어 가자. 주말에는 가족, 친구 등 사랑하는 사람과 서로 손을 잡고 타박타박 대청호 오백리길 걸으며, 초록빛 짙어가는 호수, 한없이 깊어가는 봄을 가슴 가득 담아보기를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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