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과 ICT를 연계해 산업 간 융복합화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견인하겠다는 창조경제는 새로운 경제성장 패러다임이다.
창조경제 실현의 핵심 가치인 과학기술과 ICT를 동시에 지향하는 교차점에 있는 기관이 바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다.
김흥남 원장은 “ETRI가 창조경제 시대의 주역으로서 '명품 도자기'를 만들겠다”는 각오로 창업 100개, 기술지원 500개 업체, 매출 1조원을 목표로하는 '백ㆍ만ㆍ조' 전략을 추진중이다.
ETRI는 김 원장 취임 이후 지식재산의 보고(寶庫), 특허공장(IPR Factory)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허공장은 에디슨이 만든 '발명공장(Invention Factory)', 미국 벨연구소의 '아이디어 공장(Idea Factory)'에서 착안해 지은 명칭이다.
ETRI는 지난 2일 발표된 미국 특허종합평가에서 3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김 원장은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데 가장 중요한 지식재산 경쟁력인 특허는 경제가치와 직결되는 중요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2009년 부임한 김 원장은 ETRI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특허경영을 강조해왔다.
특허의 질을 높이기 위해 내부 평가를 거쳐 우수 특허만 해외에서 출원하게 하는 '발명등급제도'를 시행했고, 특허전략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한 특허코디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이 주효해 ETRI가 지난 5년간 벌어들인 기술료는 1611억원에 달한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산업기술연구회 소속 연구소 전체의 기술료 수입의 50%에 달하는 액수다. 지난해에도 339억원의 기술료를 벌었다.
다음은 김흥남 원장의 일문일답이다.
-박근혜 정부 국정기조인 '창조경제' 전진기지로 대덕특구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창조경제를 어떻게 실현시키고 있는지 밝혀 달라.
▲ETRI는 '백만조 전략'으로 오는 2017년까지 적극적인 창업지원을 통해 중소기업 100(백)개를 창출할 계획입니다. 또한 연구원이 지원하는 '1실 1사 지원사업', '상용화 현장지원사업' 등을 통해선 500개의 중소기업을 지원해 1만명의 고용창출을 견인, 창조경제 실현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이것은 자유롭고 창의적인 연구 분위기 속에서 연구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한국은 2007년 국민소득 2만달러에 진입한 이후 정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과거 선진국들은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에서 3만달러로 도약하는데 평균 8~9년이 소요됐다. 최근과 같은 저성장 기조가 지속된다면 우리나라는 3만달러 도달에 9년이 추가적으로 소요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창조경제 추진방향은 일자리 창출을 포용하여 3만달러 대도약을 위한 강한 모티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부가 그린 10대 핵심기술과 15대 서비스가 바로 기폭제가 될 것이다. 산업부 역시 일자리 창출이라는 창조경제라는 정부 아젠다에 맞춰 정책추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만 미래부의 R&D 중심의 일자리 창출 방법적인 차이일 뿐이다.
-'창조경제'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E=MC² 로 풀수 있다. 물리학 법칙 중 일반에 가장 널리 알려진 공식 중 하나가 바로 E=MC²입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1905년 그의 나이 불과 26세에 E(에너지)는 m(질량)에 c(빛의 속도)의 제곱을 곱한 값과 같다는 공식을 완성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10원짜리 동전(질량 1g의 물질) 하나에도 야구장 부피의 물을 끓일 수 있을 만큼의 에너지가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는 원자력 에너지 개발의 기초가 됐다.
오늘날 대한민국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다 줄 공식이 필요하다. 작은 질량에도 막대한 에너지가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아인슈타인의 이론처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해 커다란 경제 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공식이 절실한 시점이다. 지금 실업난을 타개하고 부를 창출해 국민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국운의 명제는 바로 '창조경제'라 할 수 있다.
공교롭게도 창조경제는 E=MC²라는 아인슈타인의 공식에도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창조경제(E)는 M, 즉 자본주의의 꽃인 돈(Money)이라 볼 수 있고, 두개의 C는 가각 창조(Creation)ㆍ융합(Convergence)이 되겠다.
결국 창조경제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통해 이루어 질수 있으며 학문이 각각 따로 따로가 아닌 학문간 벽을 허물고 서로 융합해야지만이 이루어 질 수 있다고 본다.
아울러 기술은 미래기술을 개발하면 되고 산업은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사회적으로는 국민행복 실현에 있다 할 것이다.
- 취임이후 가장 주력하고 있는 정책 또는 사안은 무엇인가.
▲ICT산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미래먹거리 기술을 창출하는데 있습니다. 지금까지 ETRI는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왔다. 다양한 기술을 창출해왔고 그 중 생활밀착형 반려 서비스, 오감영역 밖의 환경인식용 웨어러블 감각 확장 센싱기술과 체감형 유저인터페이스 센서 디바이스, 공간인지 기반 지능형 로봇서비스와 지식스토어 기반 맞춤형 모바일 지식서비스, 다양한 시각적 정보를 맞춤형으로 조합하는 사이버-아이 서비스, 안전을 보장하는 스마트 소셜가드 등을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미래 먹거리 기술로 보고 있다.
앞으로도 인간중심, 지속가능, 고령화 대비, 신시장 창출, 안전사회 등의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미래먹거리 기술을 창출할 계획이다. 감성조명과 감성인터페이스, 오감 가상현실, 전자두뇌이식, 자동조리, 농업용 지능로봇, 무충전 휴대기기, 무선전력전송, 미세치료로봇, 자율주행 및 비행, 유기물 컴퓨터, 스마트 알약, 보모로봇, 지능형 안전자동차 등의 기술을 개발하여 ICT산업의 선두주자로 거듭나겠다.
-올해 주력 사업이 있다면.
▲지금 미래부와 ETRI가 생각하는 ICT 융합은 '산업의 비타민'이 되자는 것이다. 남의 몸 속에 들어가 힘을 내게 하는 비타민처럼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것이 ICT 융합의 역할이다.
이미 ETRI는 ICT+조선, ICT+자동차, ICT+국방, ICT+의료 분야를 중심으로 융합연구에 주력해 왔고, 재작년 1월에는 산업IT융합연구단을 출범시켜 보다 체계적으로 융합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동안 선박통신네트워크(SAN), 차량간 통신이 가능한 WAVE 칩 개발, 무기체계 내장형 SW플랫폼, 소변을 통해 건강을 진단하는 배뇨분석기 등 타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다양한 연구성과물을 내놓았다.
이처럼 ETRI는 첨단 ICT 기술을 전통산업에 융합ㆍ접목시켜 해당 주력산업의 세계적 위상을 높이는데 적극 앞장서 나갈 것이다. 또 범부처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ICT혁신사업인 기가코리아 프로젝트를 ICT 융합전략의 대표적인 사업으로 추진할 것이다.
작년부터 본격 가동된 기가 코리아 사업이 ICT분야에서 스마트 IT생태계를 구축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가코리아는 기가급 무선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고 실감형 3D/4D/홀로그램 콘텐츠를 실시간 양방향으로 전송할 수 있는 기가급 유ㆍ무선 통합 인터넷과 초고화질(8K) 무안경 단말, PC 1000만대 성능을 갖는 컴퓨팅 플랫폼 등을 개발하는 핵심이다. 또 현재의 100Mbps급 인터넷 전송 속도를 2019년까지 개인당 최소 10배 이상인 기가(Gbps)급으로 개선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가코리아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2020년 모든 사람들이 기가급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디지털 정보를 유통하고 서비스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할 것입니다. ETRI는 이 프로젝트의 중심기관으로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출연연 기관장으로 세웠던 경영 신념이나 철학, 삶의 소신이 있다면 무엇인가.
▲인생관이자 경영관이라면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다. 이는 경영신념이자 철학이다. 묵묵히 맡은 일을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하면 언젠가는 하늘도 이뜻에 감동받아 도와줄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정리=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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