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농촌 농산물 절도 예방책 절실해

몇 년 전만해도 농촌지역의 좀도둑이라 하면 농산물 수확철인 가을철에 기승을 부렸던 것이 특징적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때를 가리지 않는 것이 바로 농촌을 무대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농산물 절도행각이다. 과거와 달리 절도의 규모도 커져 좀도둑이라 하기에는 명칭조차 부적절하다.

지난 8일 부여경찰서에 의해 구속된 한 절도범은 심야시간에 상습적으로 농촌지역 창고에 침입해 볏가마니를 훔쳐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도내 12개 시·군을 돌며 48회에 걸쳐 3200만원 상당의 볏가마니를 훔쳤다. 농촌만을 돌아다니며 절도행각을 일삼아온 전문 절도범인 것이다.

농촌의 절도는 갈수록 증가 추세다. 지난해 열린 국정감사 자리에서도 농촌지역 절도범죄에 대한 제반 문제점들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인 새누리당 이운룡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농축산물 절도범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발생한 농축산물 절도범죄는 총 3898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444건이 충남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에 이어 2위의 발생건수를 보였다. 이처럼 높은 발생률에 비해 검거율은 저조한 실정이다. 충남은 5년 평균 49%의 검거율을 나타냈으며 대전은 22%의 검거율을 나타내 최하위를 기록했다. 농산물 절도행각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방범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농촌지역의 절도행각을 근절하기 위해 절도범을 감시하기 좋은 길목에 감시카메라 설치 등 방범시설을 갖추는 것은 기본이다. 뿐만 아니라 경찰서를 중심으로 보다 철저한 방범활동도 펼쳐야 한다. 취약시간에도 수시로 목검문을 실시해야 함은 물론 다소 번거롭더라도 농산물 적재 운반차량이나 외지차량에 대해 검문활동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오늘날 농촌은 고령화로 인해 젊은층보다는 노년층들이 많다. 이는 곧 농산물 절도 등에 취약하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이들이 경작해 수확하는 농산물은 곧 이들의 먹거리이기도 하다. 때문에 농산물 절도 피해는 자칫 농촌의 나이 많은 고령층 피해자에게 삶의 의욕을 앗아가는, 절망감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충남 등 농촌에서 발생하는 농산물 절도를 보다 철저하게 예방해야 될 이유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