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병행수입과 해외 직접구매(직구)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유통업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유독 한국에서만 비싸게 책정됐던 제품가격이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해외 직구의 활성화로 국내 수입 제품의 구매가 크게 줄어 들고 병행수입업체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경제장관회의에서 “병행수입과 해외 직접 구매(해외직구)를 활성화해 수입 소비재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 부담을 경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병행수입ㆍ해외직구를 활성화해 수입 소비재 가격을 10~20% 수준까지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병행수입, 해외직구 등이 활성화되면 소비자들은 지금보다 싼 값에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하는 분위기다.
최근 대형마트들이 병행수입 활성화에 나서면서 과거 고가 브랜드로 인식되던 리바이스, 타미힐피거, 폴로, 랄프로렌등의 가격이 낮아진 것을 경험한 소비자들은 이번 병행수입, 직구 활성화 정책으로 국내에서만 유독 비싸게 수입제품을 구매하는 불이익이 없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해외브랜드 제품을 많이 팔고 있는 백화점이나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직수입업계의 경우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이면서도 우려감도 함께 표시했다.
A백화점 관계자는 “병행수입, 해외 직구 등을 통해 구입할수 있는 물품과 백화점의 물품들은 차이가 있다”며 “수입상품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다른 백화점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병행수입 제품에 대한 상품 신뢰도 낮기 때문에 여전히 믿을수 있는 라이선스를 가진 백화점 물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번 대책으로 해외직구가 대폭 늘어나며 병행수입은 위축되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한 유통업자는 “해외직구 대상이 전체 품목으로 확대되면 병행수입은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며 “어차피 창구와 시장은 한정돼 있어 결국 고사하는 기업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가 추산하는 우리나라의 지난해 병행수입 규모는 2조원 안팎으로 이는 전체 수입물품 시장의 6%에 해당한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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