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20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 K 검도관 역시 학생 관원수가 최근 몇 년 사이 절반 이하로 떨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5~6년 전 40여곳이었는데 지금은 28곳으로 크게 줄었다.
50여 명에 달하던 학생 관원 수가 지금은 15명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파트 상가나 주택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던 피아노, 미술학원 등 동네학원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 9일 동·서부교육청에 따르면 음악과 미술 등을 가르치는 예능 교습소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1월) 동부 333곳, 서부 379곳 등 712곳에서 올해(1월) 동부 303곳, 서부 370곳 등 모두 673곳으로 40여 곳이 문을 닫았다. 대전의 검도관도 5~6년 전에 비해 30% 이상 감소했으며, 대전에 등록된 320곳의 태권도장 상당수도 관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고학년이 되었을 때 수행평가 점수를 높게 받기 위해 음악이나 미술, 체육 등을 미리 시킨다는 부모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같은 인식마저도 사라진 지 오래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영어는 오래 배우면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는 반면, 피아노는 오래 한다고 학교 성적을 받는 것도 아니고 성공과 연결짓기는 어렵다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영어학원 등 교육비도 예체능 학원을 그만두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교과과목인 국·영·수 학원비가 높아지면서 부담을 느낀 학부모들이 입시 필수조건이 아닌 피아노 등 예체능 학원을 끊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영어는 기본이고, 창의·사고력 수학 등 열풍이 불면서 국·영·수 과목 사교육을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해 예체능 학원을 끊고 있다.
때문에 학원을 오가는 시간을 줄이고자 피아노 등 방문 레슨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진 점도 동네 학원을 문 닫게 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이유 탓에 동네 학원들이 운영에 있어 현상유지가 어려워져 예능학원의 폐업도 늘고 있는 것으로 학원가는 보고 있다.
A 음악학원 원장은 “입시 위주로 진행되는 교육은 초등학교 때부터 음악교육을 선호하지 않게 만들거나 음악교육을 형식적으로 만든다”며 “최근에는 오히려 학부모들이 동네 학원을 보내기보다는 개인레슨을 선호하고 있어 학원을 운영하기보다는 방문레슨위주로 운영하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최두선·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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