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중]청소년 시절부터 금융지식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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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중]청소년 시절부터 금융지식 키워야

[경제칼럼]이익중 금융감독원 대전지원장

  • 승인 2014-04-09 13:49
  • 신문게재 2014-04-10 17면
  • 이익중 금융감독원 대전지원장이익중 금융감독원 대전지원장
▲ 이익중 금융감독원 대전지원장
▲ 이익중 금융감독원 대전지원장
가계부채 1000조원 시대. 최근 뉴스에서 자주 언급되는 말이다. 과다한 주택담보대출로 하우스푸어가 된 사람,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신용카드를 돌려막는 사람, 고율의 금융을 이용한 사람, 퇴직 후 창업했다가 실패한 사람 등 우리 주변에는 빚더미의 수렁에서 신음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금융상품에 대한 정확한 이해부족으로 인해 금전적 손실을 입기도 하고 소득 대비 과도한 소비로 인해 채무불이행자로 전락하기도 하며 이로 인해 노년생활을 빈곤하게 보낼 수밖에 없는 등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최근 세계 각국에서는 금융교육이 개인의 금융역량을 높이고 나아가 국가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국가차원에서 금융교육 강화전략을 마련해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선진국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개별 경제주체의 금융이해력 부족을 글로벌 금융위기를 일으킨 요인 중의 하나로 꼽고 각국 정부에게 금융교육을 강화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OECD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각국의 청소년 금융지식 수준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성인이 된 경우에도 자신의 소득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등 합리적인 금융생활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다. OECD가 마련한 '금융교육을 위한 가이드라인'에서는 금융교육이 가능한 조기에 이루어져야 하므로 초·중·고교의 공교육 과정에 금융교육을 정규수업으로 포함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영국정부는 자국 아이들이 금융지식을 높일 수 있도록 2014년 가을학기부터 정규수업과정에 금융교육을 포함한다고 발표했다. 11세부터 14세까지의 아이들에게는 돈의 기능, 자금관리, 예산설정 및 기초 금융상품 등을 교육하고, 15세 이상의 아이들에게는 신용, 채무, 세금, 리스크 및 복잡한 금융상품 등 좀 더 수준 높은 금융교육을 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청소년기부터 금융교육을 해 금융지식을 제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상품이 복잡해지면서 금융회사와 금융소비자간 정보비대칭이 확대되고 금융 회사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금융상품의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파밍(Pharming)·스미싱(Smishing) 등 신종·변종 금융범죄에 따른 피해가 지속되고 있으며, 적지 않은 사람들이 별생각 없이 감당하기 어려운 고율의 불법사금융을 이용한 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빚을 감당하지 못해 불법채권추심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교육부 및 한국과학창의재단과 교육기부 활성화 및 금융교육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초·중·고교생들의 금융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학교 금융교육 활성화에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또한 학교현장에서의 금융교육에 필요한 인적·물적 지원을 확대하고, 맞춤형ㆍ온라인 금융교육 프로그램 및 콘텐츠 등을 확충하여 보급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 대전지원에서는 2013년에 초·중·고교생, 대학생, 미혼모, 군장병 등 금융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총 215회의 현장금융교육을 실시했다. 특성화고교를 주요대상으로 금융교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비즈쿨대전지역협의회와 '금융교육강좌' 개설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금융소외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충남 예산에서 '찾아가는 서민금융상담 행사'를 개최했다.

앞서 영국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금융소비자의 현명한 금융생활을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공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금융지식을 키울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현명한 금융소비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초·중·고교 정규교육과정에 금융교육을 포함해야 할 것이다. '삼세지습지우팔십(三歲之習至于八十)'이란 말이 있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으로 습성은 고치기 어렵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버릇을 잘 들여야 한다는 말이다. 금융지식은 하루아침에 깨우쳐지지 않으므로 금융교육은 국가경쟁력 강화차원에서 장기적으로 계획하여 청소년 시절부터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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