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근식 대전대 부총장은 대학의 실질적인 '일꾼'이다. 대학구조개혁 등 굵직한 현안 사업은 물론 내부적인 갈등 조정자 역할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대전대 '오너'이자 상징적인 존재인 임용철 총장을 보좌하면서 궂은 일은 하나에서 열까지 직접 챙기고 있다. 충청권 대학 공동 발전을 위한 견해도 뚜렷하다. 안 부총장을 만나 올해 역점적으로 추진할 사업과 대학구조개혁에 대한 방향, 교육 철학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대학구조개혁 추진 등으로 대학경영 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현재 안 부총장의 어깨도 무겁다. 산학협력, 학교기업, 취업, 평생교육 등 정부의 각종 평가 잣대가 되는 분야는 모조리 안 부총장 소관이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은 더욱 눈코 뜰 새 없이 지내고 있다는 그다. 지방대 특성화사업,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학부교육선도대학(ACE) 등 굵직한 사업 신청 및 발표가 눈앞에 와 있기 때문이다.
보직교수 등이 참여하는 전략 회의, 학과별 역량 진단, 교육부 및 대학가 동향파악 등을 하고 나면 하루해가 짧기만 하다. 오전에 시작한 회의가 길게 이어져 점심식사를 거르는 일이 일쑤라는 것이 안 부총장의 전언이다.
그는 “대전대는 교육부 교육역량강화사업에 선정된 바 있고 대학인증평가도 받아 외부에서 대학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며 “지금은 특성화 사업과 링크 사업 선정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내실을 기해 준비한 만큼 좋은 소식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부총장은 대전대뿐만 아니라 충청권 대학 공동 발전을 위한 견해도 뚜렷하다. 충청권은 다른 지역과 달리 대학별 경쟁이 치열, 정부 지원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안 부총장은 “영남권과 호남권 대학은 상위권 대학과 하위권 대학 격차가 뚜렷한데 충청권은 사정이 다르다”며 “모든 대학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역량이 엇비슷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때문에 충청권 대학이 다른 지역보다 피해를 보고 있다”며 “교육부가 현행 충청권 대학에 지원하고 있는 예산을 더욱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부터 경영, 산학 부총장을 겸임하게 됐는데 소감을 밝힌다면.
▲대전대에는 경영, 산학, 교학 3개 분야에 부총장 직제가 있다.
이 중 내가 2개 분야를 맞게 된 것이다. 산학협력단, 평생교육원, 학교기업 등을 맡고 있다. 대외협력부총장을 하면서 학교 경영을 컨트롤해 온 점이 경영, 산학부총장을 동시에 맡게 된 이유가 된 것 같다.
개인적으로 부총장 4년차에 접어든다. 특히 최근에는 부담이 크다. 대학 구조개혁이 추진되면서 이에 대비해야 하고 지방대 특성화사업 등 각종 공모사업도 총괄해야 한다. 부총장으로서 조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학교 경영환경을 둘러싼)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다.
-대전대는 글로벌융합창의학부가 강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요즘 대학 교육 트렌드는 학문 융복합이다.
이에 맞춰 우리 학교도 2013년에 글로벌융합창의학부를 신설, 매년 40명의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이 학부는 1학년 기숙사 생활, 3학년 해외체험학기 운영, 복수전공 의무 등 특성화된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다.
차별화된 외국어 집중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학생별로 전담 지도교수도 지정돼 있다. 정규 수업이 끝난 뒤에도 학생과 교수는 수시로 미팅을 갖고 전공 분야와 고민에 대해 토론할 수도 있다. 논리력과 상상력을 결합시켜 창조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글로벌융합창의학부의 교육 목표다.
-캡스톤디자인(capstone design) 등 산학협력 교과목도 매우 활성화됐는 데 이에 대해 설명한다면.
▲캡스톤디자인은 1~2학년 배운 전공교과목 및 이론을 바탕으로 산업체가 요구하는 과제를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종합적인 문제 해결능력 함양을 통해 창의성, 실무능력, 팀워크, 리더십을 배양하도록 하는 교과목이다.
학생들의 반응은 매우 좋다. 2013년 1학기에 15개 학과 17개 교과목에 579명이 수강했었는데 같은해 2학기에는 26개학과 50개 교과목 1092명으로 늘어났다.
강의에만 그치지 않는다. 정기적으로 학과별 캡스톤디자인 수행 결과를 전시 발표하는 경진대회를 개최, 성과 홍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같은 과정에서 대전대 학생들의 산학협력 마인드와 창의성이 쑥쑥 자라고 있는 것을 느낀다.
-정부가 충청권 대학에 보다 많은 지원을 해줘야 한다는 주장은 무엇인지.
▲충청권은 우리나라 지방 권역에서 대학 숫자가 가장 많다.
뿐만 아니라 대학별 경쟁도 아주 치열하다. 영남권, 호남권 대학은 예컨대 'A급', 'B급', 'C급' 대학의 격차가 크다. 반면, 충청권에 있는 대학은 서로 역량이 엇비슷해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고 본다.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한 경쟁 등에서 충청권 대학이 손해를 많이 보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 대학 가운데 가장 힘든 경쟁을 하는 곳이 충청권이다. 정부는 지방대 특성화 사업 등 각종 공모사업에 대학 숫자 등에 따라 예산을 달리 배정한다. 충청권 대학에는 현행 지원되고 있는 수준보다 더 많은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학교 구성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학경영에서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다.
대전대는 올해 지방대 특성화사업 링크사업 등에 선정돼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부 방침에 따라 정원을 감축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장기적으로 대학은 물론 병원의 미래 발전 전략도 준비해야 한다. 이처럼 어려운 시기이지만 묵묵히 맡은 바 임무를 다해주는 교직원들에게 감사하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쳐도 소통과 화합으로 구성원끼리 힘을 모아나간다면 대전대에는 분명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다.
●안근식 부총장은…
-학력:대전고, 숭전대(현 한남대) 경영학과(학사), 숭전대 대학원 경영학과(석사ㆍ박사)
-경력:미국 조지아주립대. 객원교수, 일본 熊本學園大 교환교수 역임 대전대 기획조정실장, 군사산업정보대학원장, 보건스포츠대학원장, 대외협력부총장 역임 현 대전대 경영 겸 산학부총장, 회계학과 교수
대담=오주영 교육체육부장ㆍ정리=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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