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지으며 봉사하는 지금이 내 인생의 황금기”

“밥 지으며 봉사하는 지금이 내 인생의 황금기”

●인터뷰-강순희 대표

  • 승인 2014-04-08 14:16
  • 신문게재 2014-04-09 11면
  • 이경태 기자이경태 기자
[신성장동력 '마을기업' 탐방] 북한 토속음식점 '백두한라'

▲ 강순희 백두한라 대표
▲ 강순희 백두한라 대표
“제 인생의 황금기는 탈북한 뒤 남한에서 봉사를 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누가 봐도 옆집 아줌마 같은 인상의 강순희 백두한라 대표는 북한 특유의 억양만 빼면 토박이 대전사람이다. 이제는 새터민들도 한국인으로 자긍심을 찾을 뿐만 아니라 자립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강 대표는 쉴 틈이 없다. 강순희 대표를 만나 마을기업 운영에 대한 비전을 들어봤다.

-새터민으로서 마을기업을 운영하는 데 어려운 점이 많았을 것 같은데.

▲삶이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음식점 운영도 하루하루가 생존을 위한 싸움이었다. 주변의 도움으로 마을기업에 지정돼 음식점을 차렸지만 매출이 그만큼 나오질 않아 새터민 종업원의 인건비를 주기 위해 개인 돈을 사용하기도 했다. 또, 얼마 전까지는 주방장이 따로 있었지만 이제는 주방장 없이 직접 주방을 맡게 돼 혼자서 3~4명 역할을 할 정도다.

-원래 백두한라는 봉사단체로 시작했는데 사회활동에서 얻은 점이 있다면?

▲처음 남한 생활이 익숙지 않고 외롭고 힘들어서 술까지 입에 댈 정도였다. 하지만 주변의 권유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나 스스로 큰일을 하지도 않았는데 인정을 받는 느낌이 들었다. 힘없는 할머니들이 고맙다며 인사를 해주는 데서 힘을 얻었다. 그래서 마을기업으로 지정된 백두한라 음식점도 먹을거리를 나누는 가하면 지역민에게 무언가를 베풀기위해 애를 쓴다.

-마을기업을 운영한다는 것은 다른 누구도 쉬운일은 아닌데, 이끌어나가기 위해 스스로에 대한 다짐이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 새터민이 마을기업에 지정됐다는 것 자체가 생소하기도 하지만 어쩌면 좋게 평가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일 역시 어렵기 때문에 주변에서는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며 핀잔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포기하게 된다면 새터민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 때문에 모든 새터민이 쉽게 포기하고 생활력이 없는 사람들로 비춰지지 않도록 하려고 악바리 근성으로 일하고 있다.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커다란 목표를 세우기 전에 새터민들이 남한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살면서 자립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또 마을기업이 꾸준히 운영될 수 있도록 매출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일부에서는 북한 음식에 대한 상품을 만들자는 권유도 있었지만 아직은 맛에 대해 더욱 완벽하게 준비를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는 대학생들이 많이 찾아와 북한의 음식을 경험할 수 있었으면 한다. 서로에 대한 오해를 버리고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북한 음식에서 모두가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리=이경태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