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최대어' 정근우<왼쪽 사진>와 이용규 [연합뉴스DB] |
올 시즌 테이블세터 구축으로 기동력을 갖춘 '토끼 야구'에 대한 높은 기대를 만든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거북이 야구' 를 보여주고 있어 팬들이 실망하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고는 하지만, 9개 구단 중 성공한 도루 개수가 가장 적어 지난해 도루 부문 최하위의 기록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한화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FA최대어인 정근우와 이용규를 영입, 테이블세터를 구축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한화의 기동력은 작년과 별반 다를 게 없는 거북이였다.
지난 5일까지 한화의 팀 도루수는 3개다. 이는 9개 구단 중 가장 적은 것이다. 공동선두(9개)인 두산과 SK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한화는 지난해에 도루수가 70개에 그쳤다. 이 부문 최하위의 기록이다. 지난해 1위 두산(179개)와 비교하면 무려 109개나 차이난다.
이 문제를 인식한 한화는 해결사로 이용규와 정근우를 데려왔다. 여기에 발 빠른 외야 타자 펠릭스 피에까지 영입했다. 주루플레이는 물론, 타격까지 되는 대어를 3명이나 데려온 것이다. 이들은 나름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를 시도하고 있지만, 그만큼의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이용규는 아직 도루가 없다. 한 번 시도를 했지만 실패했다. 그나마 정근우가 2개, 피에가 1개 성공했을 뿐이다. 이들이 아직 기대에 못미치는 주루플레이를 보이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아직 한화에서 이들을 제외하고는 뛸만한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3명을 제외하면 도루를 시도한 선수 자체가 아예 없다. 그만큼 선수들의 적극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물론, 아직 시존 초반인 만큼 도루 수가 크게 다가오진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서 주루플레이의 난조가 누적된다면 이는 곧 한화의 성적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김응용 감독은 선수들이 부상을 의식해 주루플레이를 피한다며 부정적인 인상을 애써 감추지 않는 모양새다. 김응용 감독이 정근우와 이용규가 합작해 80개, 많게는 100개는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지금으로선 그런 기대는 과한 것 같다.
마운드가 상대적으로 약해 점수를 내주는 야구를 하고 있는 한화 입장에선 그만큼 점수를 가져와야 하지만, 주루플레이는 아직까지 난조다. 해결은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해야한다. 타격을 아무리 잘해도 주루플레이가 뒤따르지 않으면 점수를 가져오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올 시즌 '독수리의 비상'의 관건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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