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검은 속셈' 투표독려 현수막 난립

예비후보자 사전투표제 악용 마구잡이 설치… 선거전략 홍보용 전락 단속요구 높아

천안지역 6ㆍ4지방선거 출마 예비후보자들이 사전투표제도 홍보를 이유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현수막을 주요 도로변에 마구잡이로 내걸자 선거관리위원회에 불법 여부를 묻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시민들에 따르면 올해 첫 시행되는 사전투표제도를 알리기 위해 천안시 불당동과 백석동, 직산읍 등 주요 도로변에 현수막 수십 개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이들 현수막은 자발적인 투표 독려하는 내용뿐만 아니라 출마 예비후보들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선거전략으로 보여 선관위에 신고가 줄을 잇고 있다.

이들 현수막은 5월 30일과 31일 기존 부재자투표소 투표를 대신해 별도의 신고 없이 선거를 할 수 있다는 문구와 함께 예비후보자의 출마지역구와 이름 등을 넣어 게첨해 놓았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출마 예비후보자들은 자신의 선거사무실 이외에는 현수막을 내걸 수 없어 투표독려 현수막이 홍보용으로 전락, 과당경쟁 양상까지 띠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들 투표 독려 현수막은 일반 현수막과 달리 적법한 정치활동을 위한 행사 또는 집회 등을 알리려 설치했기 때문에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 적용도 받지 않아 법의 허점을 노렸다. 또 개수와 금지구역에 상관없어 게첨할 수 있어 1석2조의 효과(?)를 얻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이들 현수막 난립으로 도시미관이 크게 저해될 우려가 크다. 충남의 수부도시인 천안에 시도지사를 비롯한 교육감과 시장, 시ㆍ도의원 등 예비후보만도 100여명에 달한데다 선거사무실까지 차려 놓고 있어 도로변 등에 편법 선거전략용 홍보 현수막으로 도배질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출마예정자나 선거관련자조차 불법성과 설치 가능여부 등에 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현행 선거법상에는 법에 저촉되지 않지만 지자체별로 옥외광고물 관련법으로 처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마구잡이로 게첨한 현수막으로 도시미관이 저해되고 있다”며 “지정 게시대가 아닌 곳에 설치한 현수막은 모두 불법이지만 선거 관련 현수막은 선관위와 확인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한편, 부재자투표 대신 첫 시행될 사전투표제는 선거권을 가진 사람이 주소지와 관계없이 신분증만 있으면 5월 30ㆍ31일 이틀간 전국 읍ㆍ면ㆍ동사무소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천안=김한준 기자 hjkim70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