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지난해 1월 30일 오후 4시 정각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가 탑재된 위성을 정상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시켜 우주시대를 열었다. 이로인해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11번째로 자력으로 개발한 로켓을 자국 발사대에서 쏘아올린 '우주클럽' 가입국이 되기 때문이다.
김승조<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올 신년사를 통해 “나로호 발사 성공 이후 우주개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이 높아지고 정부 차원에서도 지원을 확대해서 연구하는 입장에서 든든하고 힘이 한다”며 “올해는 우리나라가 항공우주강국으로 도약하는데 무척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로호 발사 성공 이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첫 우주로켓이 될 한국형발사체(KSLV-Ⅱ) 발사 시점을 오는 2020년 결정됐다. 같은 해 한국형발사체를 이용한 달 탐사선도 발사될 계획이다. 한국형발사체와 달 탐사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국내 우주산업 활성화도 적극 추진될 예정이다.
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하늘과 우주를 향한 대한민국의 꿈과 새로운 가치의 실현'이라는 '2040 비전'아래 , 미래 선도 항공기술 개발과 신개념 항공교통 시스템 구축, 우주수송 시스템의 확충, 지구궤도 우주영역 확장, 우주탐사 실현 등을 통해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한한 세계에 대한 우리나라의 미래를 키워간다는 점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창조경제의 전제 조건인 '무한한 상상력'을 새로운 가치로 국민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박근혜 정부 국정기조인 '창조경제' 전진기지로 대덕특구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창조경제를 어떻게 실현시키고 있는가.
▲우리는 국가에서 많은 돈을 투자해서 우주산업을 이끌어 내야한다. 나로호를 개발하면서 개발 패러다임이 재검토돼야하는 부분이 있다. 나로호는 세 개만 만들어서 성공하면 되는 개발 단가의 개념이 없는 예술품이었다.
그러나 한국발사체는 발사 성공이나 개발 그 자체로만 그쳐서는 안되고 상업화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개발 패러다임이 변화해야한다. 개발 프로세스를 같은 물건을 양산하더라도 단가를 낮춰야한다. 이런 점에서 그동안 정부출연연구기관은 나로호같이 양산 단가와 상관없는 기술시현에 비중을 둔 예술품을 중요한 개념으로 여겨왔다.
기술시현을 넘어서 실용화를 확실히 해야한다.
예술품은 상업용품, 즉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공산품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사업화까지 이뤄지지 못했던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항우연이 개발 중인 한국형발사체는 양산을 목적으로 추진, 개발 패러다임을 바꿔가고 있다.
한국형발사체를 가격 경쟁력있는 '상업용 발사체'로 개발하고자 한다. 발사체 양산단가를 어떻게 낮출 수 있는가를 스페이스 엑스가 보여주고 있다. 발사 가격이 시중 가격보다 싸다보면 대박이 날 수 밖에 없다.
또한 항우연은 예술품으로 탄생된 발사체와 달리, 인공위성은 처음부터 공산품으로 활용하고 있다. 항우연 인공위성은 100% 실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조경제에 대한 개념을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큰 틀로 창조경제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발전한 IT 산업이 여러 다른 분야의 자양분이 돼 다른 분야가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현재 잘하고 있는 분야인 IT가 계속 주역되는 것은 큰 임팩트가 없다는 의미다.
-올해 주력 사업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올해는 우주개발 중장기계획이 시작되는 첫 해인만큼 아주 중요하다. 먼저 한국형발사체 개발을 위해 올 상반기에 75t 엔진 연소기 연소시험을 시작으로 엔진 구성품에 대한 시험이 단계적으로 시작된다. 최근에 한국형발사체 3단에 쓰이는 7t 엔진 연소기 연소시험을 진행했는데 결과가 좋아 75t 엔진 부품 시험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예상하고 있다.
위성 분야에서는 올 하반기에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 다목적실용위성 3A호에 대한 제반 환경시험을 완료하고, 성공적으로 발사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 이다.
항공분야에서는 중형항공기사업의 해외 파트너 업체를 선정하는 등 중형항공기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민수헬기 핵심기술 개발사업을 착수해 헬기 핵심기술개발의 중심 역할을 수행해나갈 것이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에 있을 경제성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면 달 탐사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되는데 국내 정부출연연구원들이 보유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 기술과 국제협력을 통하여 달탐사에 필요한 기술개발을 진행할 것이다.
-2012년 12월 당시 대선 후보이던 박근혜 대통령이 TV토론회에서 “2020년 달에 태극기가 펄럭이게 하겠다”고 공약했다. 이후 달탐사 프로젝트는 항우연을 중심으로 17개 출연연과 협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한 설명을 해달라.
▲막대한 예산 투입으로 국민들의 설득이 힘들지만 올해 미국에서 우주관광이 시작되고 스페이스 엑스가 제대로 수입이 나면 국민들도 이해를 할 것이다. 앞으로 우주궤도 사업이 엄청하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달 탐사 사업은 올해 본궤도에 올라 2020년까지 달 표면에 착륙선과 궤도선을 보내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상태다.
항우연은 올해 3월 예비타당성 조사가 끝나는대로 2014년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해 하반기부터 공식 추진할 계획이다. 항우연은 우선 2017년까지 미국항공우주국(NASA)등과 협력해 달 주위를 도는 궤도선 1기를 보내고, 2020년 발사되는 한국형발사체에 달 궤도선과 착륙선 각각 1기를 실어 발사하기로 했다.
-정부출연연 기관장으로 세웠던 경영 신념이나 철학이 있다면 말해달라.
▲'멀리보기 보다는 현실에 충실하자'가 삶의 소신이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생존이 우선이었다. 중학생시절부터 국민학생 과외와 신문 배달을 하며 용돈과 학비를 벌었다. 당시 공납금을 제 때 내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사실 대학입시에서 서울대 전자공학과에 입학원서를 냈지만 1차에서 떨어져 2차인 항공공학과를 2지망으로 골랐다.
대학을 졸업 때 마침 세워진 국방과학연구소(ADD) 공군장교로 들어가 미사일 연구를 하게됐다. ADD 나온 후 미국 유학생활을 시작, 일주일에 100시간 이상 연구에 매진한 결과, 당시 발사체 관련 기초 공학을 습득한 값진 시간을 보냈다. 유학 시절 맺은 컴퓨터와 인연으로 취미로 만든 슈퍼컴퓨터가 세계 랭킹 56위까지 올린 성과를 이룩했다. 특히 항우연와서 성격이 낙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항공우주분야의 시니어로써 책임을 져야한다는 의무감 동시에 비전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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