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희수 건양대 총장 |
이를 위해 신입생들은 2월 하순, 입학식에 한 주일 앞서 입교식을 가졌으며 자아발견캠프, 미래비전특강, 전공몰입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4주 동안 진행됐다. 그리고 저명인사들을 초청해 전문 영역에 대한 탁월한 식견을 들을 수 있는 명사특강도 있었으며, 외부로 나가 전공과 관련된 기관이나 시설을 탐방하는 미래직장방문 프로그램도 있었다. 사이사이 건강검진과 적성평가 등 각종 검사도 하고 체육대회, 파트너십 트레이닝 등 선배들과 유대를 다지는 시간도 가졌다. 그야말로 정규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대학에서의 학업을 위한 전체적인 워밍업을 완벽하게 해보는 시간이었다.
2학년 선배들의 신입생을 환영하는 공연으로 시작된 이날 수료식은 '청춘 20살, 20날. 그 끝에서'라는 행사 제목답게 열정적인 젊음의 도가니 그 자체를 이루었다. 빨강, 파랑, 주황, 노랑, 보라, 청색, 회색 등 단과대학별로 색을 달리한 후드 티를 입고 참석한 신입생들의 힘찬 모습은 '꿈, 도전, 희망, 청춘의 나눔'이라는 캐치프레이즈에 조금도 손색이 없었다.
동기유발학기중 우수한 성적을 보인 학생들에 대한 시상식도 있었다. 학습동기상, 성취동기상, 미래비전상, 자기주도상 등의 이름으로 몇학생에게 수여되었는데 속으로는 전체 신입생 모두에게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모두 한결같이 열심히 했기 때문에 굳이 몇 명을 가려 시상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이날 동기유발학기로 인한 자신의 변화된 모습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한 중등특수학과 학생은 “솔직히 특수교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고 들어왔는데 이 과정을 통해 특수교사란 특수아동을 열정적으로 가르쳐서 그 특수아동의 인생전체를 바꾸게 하는 멋진 직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강조하면서 “4년 동안 특수아동들에 대하여 더 열심히 공부하여 그들의 인생전체를 바꿔줄 훌륭한 교사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모습을 보면서 나는 동기유발학기가 이제 막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우리 신입생들에게 새로운 목표와 지향점을 제시해주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대학의 경영자로서 우리 학생들에게 우리나라 대학 중에서 가장 오고 싶은 대학, 공부하고 싶은 대학을 만들어야 하겠다는 책임을 강하게 느끼는 계기도 되었다. 결국 학생들에게 꿈을 키워주는 제도와 교육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대학 경영자의 할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재확인하게 됐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교가 바꿔부르기'. 매번 행사때마다 곡조도 잘 모른 채 근엄한 표정으로 부르던 교가를 학생들은 랩 곡조에 맞추어 신나게 유행가처럼 부르는 것이었다. “소리 질러, 건양인들이여!”라는 후렴구로 계속되는 교가를 학생들은 목이 터져라고 불렀다. 2000명의 래퍼들이 편곡하고 개사해 한 목소리로 외쳐대는 교가는 이들의 웅비하는 미래를 펼쳐주는 듯했다.
“대학은 완전한 인간에게 정신적 자유와 궁극적 완성에 도달하려는 포부를 주며 경제적인 것은 물론 지적인 인간에게 생명의 입김을 주는 곳이다”라고 설파한 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르의 말이 있다. 오늘날 대학의 위기가 사방을 옥죄어 올수록 대학은 20살 청년들에게 생명의 입김을 불어넣어주는 역할을 게을리해서는 안되겠다는 각오가 새로워지는, 대학 구성원 모두를 위한 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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