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수]청춘 20살, 20날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희수]청춘 20살, 20날

[목요세평]김희수 건양대 총장

  • 승인 2014-04-02 14:12
  • 신문게재 2014-04-03 16면
  • 김희수 건양대 총장김희수 건양대 총장
▲ 김희수 건양대 총장
▲ 김희수 건양대 총장
지난주 필자가 재직하는 대학에서 아주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4주간 실시한 동기(動機)유발학기의 수료식을 하는 자리였다. 대학에 갓 들어온 신입생들에게 전공에 대한 막연함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을 말끔히 씻어주고 미래를 향한 자신감에 가득찬 힘찬 발걸음을 내딛게 하기 위해 우리 대학이 4년째 실시해온 동기유발학기의 수료식은 늘 그래 왔듯이 하늘을 찌를 듯한 신입생들의 패기와 자신감이 넘쳐나는 한마당 잔치로 펼쳐졌다.

이를 위해 신입생들은 2월 하순, 입학식에 한 주일 앞서 입교식을 가졌으며 자아발견캠프, 미래비전특강, 전공몰입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4주 동안 진행됐다. 그리고 저명인사들을 초청해 전문 영역에 대한 탁월한 식견을 들을 수 있는 명사특강도 있었으며, 외부로 나가 전공과 관련된 기관이나 시설을 탐방하는 미래직장방문 프로그램도 있었다. 사이사이 건강검진과 적성평가 등 각종 검사도 하고 체육대회, 파트너십 트레이닝 등 선배들과 유대를 다지는 시간도 가졌다. 그야말로 정규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대학에서의 학업을 위한 전체적인 워밍업을 완벽하게 해보는 시간이었다.

2학년 선배들의 신입생을 환영하는 공연으로 시작된 이날 수료식은 '청춘 20살, 20날. 그 끝에서'라는 행사 제목답게 열정적인 젊음의 도가니 그 자체를 이루었다. 빨강, 파랑, 주황, 노랑, 보라, 청색, 회색 등 단과대학별로 색을 달리한 후드 티를 입고 참석한 신입생들의 힘찬 모습은 '꿈, 도전, 희망, 청춘의 나눔'이라는 캐치프레이즈에 조금도 손색이 없었다.

동기유발학기중 우수한 성적을 보인 학생들에 대한 시상식도 있었다. 학습동기상, 성취동기상, 미래비전상, 자기주도상 등의 이름으로 몇학생에게 수여되었는데 속으로는 전체 신입생 모두에게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모두 한결같이 열심히 했기 때문에 굳이 몇 명을 가려 시상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이날 동기유발학기로 인한 자신의 변화된 모습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한 중등특수학과 학생은 “솔직히 특수교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고 들어왔는데 이 과정을 통해 특수교사란 특수아동을 열정적으로 가르쳐서 그 특수아동의 인생전체를 바꾸게 하는 멋진 직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강조하면서 “4년 동안 특수아동들에 대하여 더 열심히 공부하여 그들의 인생전체를 바꿔줄 훌륭한 교사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모습을 보면서 나는 동기유발학기가 이제 막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우리 신입생들에게 새로운 목표와 지향점을 제시해주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대학의 경영자로서 우리 학생들에게 우리나라 대학 중에서 가장 오고 싶은 대학, 공부하고 싶은 대학을 만들어야 하겠다는 책임을 강하게 느끼는 계기도 되었다. 결국 학생들에게 꿈을 키워주는 제도와 교육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대학 경영자의 할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재확인하게 됐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교가 바꿔부르기'. 매번 행사때마다 곡조도 잘 모른 채 근엄한 표정으로 부르던 교가를 학생들은 랩 곡조에 맞추어 신나게 유행가처럼 부르는 것이었다. “소리 질러, 건양인들이여!”라는 후렴구로 계속되는 교가를 학생들은 목이 터져라고 불렀다. 2000명의 래퍼들이 편곡하고 개사해 한 목소리로 외쳐대는 교가는 이들의 웅비하는 미래를 펼쳐주는 듯했다.

“대학은 완전한 인간에게 정신적 자유와 궁극적 완성에 도달하려는 포부를 주며 경제적인 것은 물론 지적인 인간에게 생명의 입김을 주는 곳이다”라고 설파한 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르의 말이 있다. 오늘날 대학의 위기가 사방을 옥죄어 올수록 대학은 20살 청년들에게 생명의 입김을 불어넣어주는 역할을 게을리해서는 안되겠다는 각오가 새로워지는, 대학 구성원 모두를 위한 행사였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