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조사단은 정확한 성벽붕괴 원인을 밝히기 위해 지난 1월 정밀안전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보존, 지질, 지반, 구조, 수리 등 5개 분야로 진행되는 이번 용역이 오는 2016년까지 2년간 진행됨에 따라 정확한 붕괴 원인도 2년 후에나 나올 전망이다. 그동안 일부 환경단체는 성벽 붕괴를 놓고 4대강 사업 당시 공산성 주변에서 실시한 금강 준설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사단은 이날 현장설명회에서 정확한 원인은 파악하지 못했으나, 고고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해당 구간의 지형이 험하고 예전부터 유실이 진행된 점 등 여러가지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붕괴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4대강 사업과 성벽 붕괴는 관련 없다는 것으로 해석돼 이 문제를 놓고 앞으로 환경단체의 대응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이남석 공주대 교수는 또 다른 붕괴의 원인으로 1970년대 석축을 보수할 당시 부실시공 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원래 성벽과 1970년대 보수한 부분이 제대로 맞물리지 않은 등 구조적으로 상당히 취약해 보수 당시 부실시공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처럼 부실시공으로 인해 성벽이 힘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태였지만 관광객 등이 이곳을 지나면서 지속적인 압박이 가해졌고 결국 붕괴됐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1980~1990년대 성벽을 보수한 곳은 배부름 현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이 같은 사실에 비춰볼 때 1970년 보수 당시 부실시공으로 인해 붕괴됐을 수도 있는데, 보수할 당시의 기록이 없어 정확한 원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성벽 붕괴는 불행한 일이지만 이를 기회로 공산성이 백제시대 성이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고대시기의 토목기술 발전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고 덧붙였다.
공주=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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