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수 따라 '울고 웃고' 명함돌리기 평등권 논란

명수 제한없이 직계만 참여 가능… 윤석희 4명, 한숭동 후보 0명 등록 '차별ㆍ기회균등 떨어져' 불만속출

6ㆍ4 지방선거를 두 달 남짓 앞두고 대전교육감 출마자들이 유권자들에게 얼굴 알리기 위한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 '명함 돌리기'다. 직계 가족만이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할 수 있으나 가족 수에 구애를 받지 않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가족이 많은 후보의 경우 가족을 동원해 명함을 돌리며 홍보할 수 있는 반면, 배우자가 없는 후보자들은 명함을 돌리기에 있어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

예비 후보자 및 직계 존ㆍ비속 이외의 사람은 후보자의 명함을 배부할 수 없도록 규정한 현행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이 상대적으로 가족이 많지 않은 후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

1일 대전선관위에 따르면 대전교육감 예비후보로 등록한 후보는 모두 7명.

후보들 가운데 선관위에 직계 존ㆍ비속을 가장 많이 등록한 후보는 윤석희 전 글꽃초 교장으로 4명을 등록했다.

이어 설동호 전 한밭대 총장과 이창기 전 대전발전연구원장, 정상범 전 대전교육위 의장이 각각 3명을 선관위에 신고했다.

김동건 대전 교육의원과 최한성 대덕대 교수는 직계 존ㆍ비속에 2명을 각 각 등록했으며, 한숭동 전 대덕대 총장은 한 명도 없었다. 한 전 총장의 아들은 군복무중이고 딸은 유학 중이라 등록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선거법상 예비후보자의 선거운동을 위해 예비후보자와 별도로 명함을 직접 주거나 지지를 호소할 수 있는 사람은 예비후보자의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으로 한정돼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결혼하지 않은 사람이나 가족이 없는 사람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가족이 많은 후보들에 비해 선거운동의 자유를 제한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 높다.

일부 후보들은 선거운동 방법 가운데 유권자와의 직접적 대면을 통해 후보자를 소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명함 돌리기'가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A 후보는 “배우자가 있는 예비후보자는 배우자 없는 예비후보자에 비해 독자적으로 명함을 돌릴 수 있다”며 “선거운동 기회균등의 원칙에도 반할 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이유 없이 배우자 없는 예비후보자를 차별,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