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법 제1행정부(재판장 이승훈)는 대한민국이 박모(59)씨를 상대로 제기한 명예전역대상자 지위확인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31일 밝혔다.
박씨는 1976년 7월 육군에 입대해 같은 해 12월 하사(1차 임용)로, 이듬해 5월 단기복무하사로 임용됐고 1978년 12월 중사로 진급했다. 1981년 장기복무하사(2차 임용)로 임용된 후 2000년 원사로 진급해 2009년 5월까지 33년간 육군에서 복무한 후 정년(2010년 12월31일)을 앞두고 명예전역을 신청했다.
하지만, 육군은 범죄경력 조회 결과, 박씨가 하사관 임용 전인 1975년 11월에 폭력죄로 징역형을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박씨의 군인 신분 기간은 무효이며, 정년전역과 퇴역 대상자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집행유예 중이거나 집행유예 기간이 종료된 날로부터 1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라는 구(舊) 군인사법 조항을 근거로 들었다.
33년을 복무하고도 퇴직금조차 받을 수 없던 상황에서, 1심 재판부는 정년전역 및 퇴역 대상자임을 확인한다며 박씨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재판부는 “장기복무하사는 단기하사들이 지원한 하사들을 대상으로 별도로 시행하는 전형에 합격해야 하는 등 별도의 선발 자격과 기준이 있다”며 2차 임용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2차 임용 당시는 집행유예 기간이 종료돼 결격사유가 아니라는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2차 임용은 1차 임용과 별도로 그 자체가 하나의 신규임용으로서, 그 하자가 중대ㆍ명백해 2차 임용이 당연무효로 된다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비리 경찰'의 항변도 인정되지 않았다.
같은 재판부는 대전경찰청장을 상대로 한 해임처분 취소 청구를 제기한 전직 경찰인 최모(53)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승훈 재판장은 판결문에서, “성범죄가 사회적으로 중대한 범죄로 인식되고 있어 상황에서 범죄를 예방해야 할 경찰공무원이 자신이 조사하던 사건 당사자(혐의자)의 어머니를 강제추행한 행위는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향응수수, 직무태만, 품위손상 등을 종합하면 해임은 재량권 일탈ㆍ남용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씨는 2010년 오토바이 절도사건을 수사하던 중 사건 관련자의 아버지로부터 40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았고, 2011년 8월에는 절도사건 용의자의 어머니로부터 향응을 받고 노래방에서 강제추행하기도 했다. 대전경찰청은 최씨를 파면했지만, 소청심사위원회는 해임으로 변경한 바 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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