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동구 용전동에 위치한 용전동 주민센터 동아리방은 매주 월요일 '춤바람'에 빠져든 여인들이 모이는 곳으로 유명하다. 강사의 구령에 맞춰 일사분란하게 몸을 돌리는 모습이 평균 연령 60세를 넘긴 어르신들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 용전동 멋쟁이 회원들이 연습을 마치고 댄스 포즈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최영자(69) 회장은 “우리 팀은 2002년 창단 당시부터 단 한 번도 빠짐없이 출석률 100%를 기록하고 있다”며 끈끈한 단합을 자랑했다. 자식들 뒷바라지를 끝낸 어머니들이 남은 인생 즐겁고 건강하게 보내자며 결성한 동아리가 어느새 대전에서 최고 실력을 자랑하는 스포츠 댄스 동아리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용전동 멋쟁이 클럽의 명성은 창단 이후 수상한 화려한 우승 경력이 말해주고 있다. 2013년 첫 출전한 5개구 생활체육 댄스경연에서 우승한 이래 10회 이상 우승, 준우승 경력까지 감안하면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다.
댄스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파트너와의 호흡이다.
서로의 마음이 통하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동작이 나올 수 없다. 중년을 훨씬 넘긴 나이에 자이브, 룸바, 차차차 같은 화려한 동작을 소화해 낸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대학에서 전공 댄스를 지도하면서 멋쟁이 클럽 지도교사를 맡고 있는 서수진(40)씨는 “어머니들의 댄스에 대한 열정과 이해력은 젊은 학생들 보다 뛰어나다”며 “매년 대회마다 젊은 주부클럽들을 제치고 우승을 거둘 때면 지도자로서 뿌듯하고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과거 수년 전 까지 댄스 스포츠 하면 '카바레' 또는 '사교댄스' 등 부정적인 인식으로 바라보던 시절이 있었다. '멋쟁이클럽'이 창단되던 시기에도 스포츠댄스를 운동으로 인식하지 않는 시선들이 많았다. 안방마님들의 뒤늦은 춤바람을 곱게 보는 남편들은 거의 없었다. 창단 당시부터 클럽과 함께 해온 최숙자(72)씨는 “처음 댄스를 시작 할 당시만 시기하는 남편의 시선이 따가웠다”며 “댄스로 건강을 찾은 지금은 월요일만 되면 주민센터로 등을 떠민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스포츠 댄스는 단순히 운동을 넘어 노후를 즐겁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13년간 클럽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주민센터와 회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금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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