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병연 교수 |
이러한 만성피로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방치하면 성인병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피로가 일시적이지 않고 장기간 지속될 될 때에는 다른 원인질환이 있지 않은지 꼭 확인해야 한다. 봄철 만성피로에 대해 건양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유병연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보자.
▲사회 심리적 스트레스에 의한 피로= 만성 피로의 가장 흔한 원인은 사회·심리적 스트레스다. 지나치게 많은 업무량이나 일상 업무에서 어려운 점에 처해 있고 생활이 불규칙하며, 휴식을 취할 여유가 없으면 만성적으로 피로에 시달리게 된다. 여기에 과음이나 운동 부족 등이 겹치게 되면 피로감은 더욱 심해지게 된다.
심리적으로는 경쟁적이거나 목표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완벽함을 찾는다. 사람들이 스스로가 이 질환이라고 자가 진단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질환은 우리나라에는 드물며, 단순히 피로하다고 해서만 진단되는 것도 아니므로 성급한 판단은 피해야 한다.
▲질병에 의한 피로=먼저 피로를 유발할 수 있는 신체 질환을 살펴보면 빈혈, 결핵, 만성 간 질환(만성 간염, 간경화 등), 당뇨병, 갑상선 질환, 신부전증, 심부전증, 암 등이 있다. 신체 질환에 의한 피로는 피로를 일으키는 근본 원인이 치료되지 않으면 점점 더 심해진다. 또한 피로 이외에 다른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다. 예를 들면 빈혈의 경우는 숨이 차거나 어지러움증이 있고, 간 질환에서는 소화 불량이나 황달, 복수가 동반되며, 당뇨병에서는 물을 많이 먹고 소변도 자주 보며 체중이 감소하는 증상 등을 보이게 된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에서는 식욕은 증가하나 체중이 줄고, 기능 저하증은 피부가 거칠어지고 추위를 잘 타며, 변비, 체중 증가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심부전증에서는 운동시 호흡 곤란, 흉부 압박감이나 흉통, 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신부전증은 부종을 동반한다.
▲정신질환에 의한 피로=만성 피로를 유발하는 두번째 경우는 정신 질환이 있는 경우다. 피로를 유발하는 정신 질환으로는 우울증과 불안증이 가장 흔하다. 우울증 환자는 기분이 우울하며, 매사에 의욕이 없고, 무기력하며 정신 활동이 느려진다. 그 결과로 피로를 심하게 느끼게 되며, 또한 불면증이나 두통, 식욕 부진, 식욕 증가, 소화 불량, 변비, 성욕 감퇴 등의 신체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다. 불안증 환자는 일상 생활에 대해 정도가 지나친 불안과 불필요한 걱정에 빠져 있으며, 특정한 불안 상황이 없는 경우에도 항상 마음이 불안하다.
불안증 환자는 근육의 긴장과 심장의 박동이 항진되어 있고 두통, 불면증, 흉부 압박감, 안절부절 등의 증상과 신체적 피로감을 호소한다. 이밖에 정신 질환에 의한 피로는 검사상 특별한 이상 소견이 없으면서 매우 오랫동안 지속되고, 감정이나 심리 상태에 따라 피로의 정도에 기복이 있다는 특징을 보인다.
▲만성피로의 진단과 치료=피로의 중요한 원인이 되는 정신 질환이나 사회·심리적 스트레스에 의한 피로는 검사상에 아무런 이상도 발견되지 않는다.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는 것은 피로하지 않다거나 피로의 원인을 못 찾았다는 것이 아니다. 피로의 원인이 정신 질환에 의한 것이거나 사회·심리적 스트레스에 의한 것이라면 환자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의사와 상의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만성피로가 계속되게 되면 정신적, 육체적으로 스트레스가 계속해서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런데도 적절한 치료 없이 그냥 지내게 되면 가족이나 직장,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밖에 우울증이나 신체증상을 심하게 느껴 이 병원 저 병원을 찾아다니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만성피로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회복되나 완치 될 때까지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능하다면 적절한 활동과 운동을 한다. 운동을 하면 몸과 정신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슬픔, 분노 좌절 등의 감정을 마음속에 담아두지 말고 느껴지는 대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친구나 친척들과 자주 대화를 갖고, 가정이나 직장에서 할 일이 너무 많을 때는 머뭇거리지 말고 주변에 도움을 청한다. 업무시간을 조절해 여가활동을 즐기는 것이 좋고, 술과 커피, 담배는 되도록 줄이거나 끊는 것이 도움이 된다.
건양대병원 유병연 교수는 “만성 피로는 대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으며, 원인을 찾으면 적절한 조치로 많은 경우에서 피로가 호전되고 상쾌한 일상 생활을 누릴 수 있다”며 “만성적으로 피로를 느낀다고 해서 무턱대고 영양제나 보약을 먹기보다는 피로의 정확한 원인을 먼저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하고 평소 잘못된 생활습관을 바꾸고 자기 건강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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