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구봉지구 도시개발사업이 삐걱거리면서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2011년부터 개발행위가 제한돼 재산권 행사에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상업시설 면적 축소, 토지 공급방식 변경 등의 검토를 통해 사업 재추진 의지를 다지고 있지만 2년 가량의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30일 구봉지구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27일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이하 중도위)의 구봉지구 도시개발사업 부결과 관련, 시의 허술한 대처에 대한 비난과 더불어 정부의 형식적인 규제개선 움직임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시가 신세계와 MOU를 체결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시작부터 대기업 특혜 오해가 제기된 만큼 확실한 명분을 찾아 대처하지 못했다는 것과 일자리 창출, 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통령이 나서 규제개선 노력을 강력하게 주문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론적 접근으로 막혀 있다는 것이다. 개발예정지로 묶여 수년간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으면서도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참아왔지만 한순간에 물거품 됐다는 주장이다.
인근 지역민 A(67)씨는 “배운 것이 없어 평생 땅만 바라보고 살아왔다”며 “개발 소식에 힘든 것도 참고 자식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당분간 어렵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대기업 특혜 오해'를 이유로 끝내 부결한 국토부와 중도위의 시간끌기에 대한 비난도 적지 않다.
중도위는 지난해 9월 1차 심의 이후 현장실사까지 진행한데다 국토부는 환경 및 교통문제에 대해 시에 지속적으로 보완을 요구하며 이제껏 협의와 조율을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시는 다각적인 검토 분석을 거쳐 사업 재추진 의지를 다지고 있지만 사정은 녹록치 않다. 이제껏 진행해 온 행정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2년 가량의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고 이후에도 확실한 보장이 없기 때문에 지역민들의 어려움은 가중되는 실정이다.
인근 부동산 업계도 우려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나마 살아날 조짐을 보이던 시장 분위기가 다시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시의 미숙한 행정력도 문제지만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쏟고, 규제개선에 적극 나선다고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며 “대기업에 특혜가 돌아가서는 안 되지만 서민경제가 살아날 수 있도록 현장에 필요한 대책을 추진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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