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와 각 대학에 따르면 5년간 1조원이 투입되는 지방대 특성화사업은 다음달 말 사업 접수, 5월 중 지원 대학이 최종 발표된다. 교육부는 전국에서 60~70개 대학 240개 가량의 사업단을 선정할 계획이다. 대규모(1만명), 중규모(5000~1만명), 소규모(5000명 이하) 대학별로 최대 10개, 8개, 6개 사업단을 신청할 수 있다.
다음달 사업접수를 앞두고 각 대학은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면서 신청 사업단 선별을 사실상 완료했으며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중이다. 특성화 사업단 핵심은 두 개 이상의 학문을 하나로 합쳐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융복합이 대세다.
예컨대 외국어 계열 학과와 경제금융 계열 학과가 합쳐져 (가칭)글로벌 비즈니스인재육성사업단이 구성되거나 역사·예술 학과를 묶어 (가칭)서양사문화예술사업단이 생겨나는 식이다. 특성화 사업이 진행되면서 과거 서로 연결고리가 없었던 학과들의 '짝짓기'가 진행중이다.
지역 일부 대학은 특성화사업에 선정되지 않더라도 융복합 작업으로 생겨난 사업단 조직을 앞으로도 계속 유지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이번 사업으로 인해 문과·경상·자연대·예술대 등 학문 분야별로 나뉘어 있던 기존 단과대 조직이 허물어지는 것이다.
'새판' 형성에 따라 조직 내 보직 쟁탈이나 기득권 점유를 위한 다툼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특성화 사업 준비과정에서 구성원 간 불협화음도 생겨나고 있다. 실제 8개 사업단 교육부 신청 방침을 세운 대전 A 대학에서는 특정 학과가 융복합이 아닌 독자적인 사업단 구성을 주장, 구성원끼리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단독으로 사업단을 꾸리는 것이 타 학과와 공조하는 것보다 유리한다는 주장이다. 대학본부가 융복합 중요성을 강조하며 설득에 나서 이견을 조정하고 있지만, 최종 사업단 선정까지 어떻게 갈래가 타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지역대 관계자는 “특성화 사업은 각 대학 기존틀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준비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특성화사업이 구조조정과 연계돼 있어 구성원이 불안감이 표출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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