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정책에 따라 영유아 무상보육료 등 복지비 지출은 확대되는데, 취득세 세율인하 등으로 수입은 되레 줄면서 어려운 지방재정이 갈수록 더 피폐해 지는 구조적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
30일 도에 따르면 지방소비세는 지방의 자주재원 확충을 위해 지난 2009년 9월 마련한 '지방재정 지원제도 개편방안'에 따라 2010년 신설된 세목이다.
이는 2010년부터 국세인 부가가치세의 5%를 지방세로 이양하고, 3년 뒤인 2013년부터 5%를 더 늘려 모두 10% 규모의 부가가치세를 지방세로 돌리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10년부터 부가가치세의 5%(2010년 기준 1800억 원)를 지방소비세로 이양하고, 지난해 10% 확대 약속을 지키지 않다 올해부터 계획보다 1% 많은 11%를 지방세로 이양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정부 정책에 따라 지자체의 씀씀이가 커진 반면, 수입은 오히려 줄면서 지방소비세 전체를 새로운 세입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해 영유아 무상보육을 전면 시행하고, 올해 7월부터는 기초노령연금과 장애인연금ㆍ기초생활보장 등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도가 올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영유아 무상보육료 356억원 ▲기초노령연금 133억원 ▲장애인연금 31억원 ▲기초생활보장 169억원 등 모두 689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지난해 취득세 감면 연장(1만 9919건)과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감면(6919건), 주택 취득세율 영구인하(1만 1972건) 등으로 감소한 지방세는 833억원에 달하지만, 연말까지 보전된 금액은 414억원에 불과하다.
지금처럼 부가가치세 세수의 11%가 지방세로 들어오더라도 이는 취득세율 인하에 따른 보전액일 뿐, 지방이 쓸 수 있는 세수가 늘어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2009년 개편방안은 표면적으로만 지켜지고 있을 뿐이라는게 도의 설명이다.
따라서 도는 과세 자주권을 확립하고, 지방 자주재원 확충 등을 위해 지방소비세 규모를 부가가치세의 2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러면 도의 세수는 연간 5400억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기승 도 세정과장은 “현재 국세와 지방세 비율은 각각 79%와 21%로, 국세 비중이 훨씬 커 지자체 스스로의 힘으로는 어떤 일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비정상'적인 구조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국세 일부를 지방세로 전환하고, 현재 부가가치세의 11%인 지방소비세 세율을 20% 이상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는 이번 요구안 관철을 위해 정부 관련 부처 등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나갈 계획이다.
내포=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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