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방대 특성화 사업 잘 준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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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지방대 특성화 사업 잘 준비되나

  • 승인 2014-03-30 15:59
  • 신문게재 2014-03-31 17면
지방대 특성화 사업을 통해 대학 구조개혁이 구체화되고 있다. 사업단 선별은 마무리 단계지만 신청 준비 과정에서 각 대학이 심한 몸살을 앓기도 한다. 외견상 대학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한다고는 하나 존폐의 갈림길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자구적인 생존의 칼자루를 학교와 학과 스스로 쥔 것이 딜레마처럼도 보인다.

특성화가 구조개혁의 주요 평가요소임을 알기에 진퇴양난에 직면하기도 한다. 제시된 모든 기준을 따르자니 학과 간 첨예한 이견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어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다. 비슷비슷한 콘텐츠와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는 지방대의 속성을 극복해 특성으로 부각시키는 일이 말처럼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특성화 사업의 진짜 의도는 재정 지원과 연계한 정원 감축이다. 권역별로 배분되다 보면 눈치작전 또한 치열하지 않을 수 없다. 지방대 육성을 말하면서도 퇴출을 전제로 한다. 우선은 지역 내 대학과의 경쟁을 넘어서야 한다. 수도권 대학에 비해 연명이 힘든 지방대로서는 희망이자 칼날이라는 양면성이 있다.

일단 생존해야 하지만 서로 합친 시너지를 구조조정 이후 극대화해야 한다는 부분까지 중요하다. 학과 공조나 짝짓기에서 특화 계획에 맞는 교과과정과 캠퍼스 재배치 작업도 함께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기존 단과대학의 바탕이 흔들리거나 비인기학과 퇴출 위험이 상존하는 만큼 그 충격파를 최소화해야 한다.

강점 분야 중심의 성과와 계획에 대한 특성화 지표를 만드는 것 자체부터 녹록하지 않은 과정이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사업단 선정이 아니라 구조조정과 직결돼 있어서다. 내용 면에서 사실상 특성화 계획은 구조조정 계획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 구성원들이 불안감에 휩싸여 있고 대학사회의 갈등이 불거지는 것이다.

이전에도 강조했지만 대학 구조개혁이 지방대, 즉 지역 고등교육 생태계의 급작스러운 몰락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 비교우위의 미래선도 분야, 융복한 분야 등만 살아남는다면 예컨대 ‘문사철’ 분야의 학문 기반이 송두리째 위협받는다는 사실을 경계하면서 치밀하게 대처할 때다. 불협화음,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선제적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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