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윤 대전사랑시민협의회장 |
그런데 최근 들어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화풀이가 전과는 달리 인명이나 재산에 피해를 입히는 범죄로 표출되어 간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대통령이 국민대통합위원회를 통해 '작은 실천 큰 보람 운동' 선포식을 열고 실천 캠페인으로 '폭력과 막말은 이제 그만하자'고 나서겠는가.
가정이나 직장에서 아내나 사원들이 심지어 학교교실에서 학생들이 자주 겪는 아픔 중 하나가 폭언과 함께 무분별한 감정의 표출로 인해 받는 마음의 상처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화가 나면 그 감정은 마치 끓는 압력솥과 같아서 폭발하면 그 힘이 대단해 그대로 분출하면 상대방에게 입히는 충격이 심하다. 그래서 감정은 '나타내는' 것은 되어도 '느끼는' 감정대로 행동해서는 안 된다. 공동체에서 제일 힘든 사람은 생각하지 않고 느끼는 대로 감정을 표출하고 말하는 사람이다. 사실, 누구나 화난 감정과 함께 폭언을 할 수 있다. 특히 지도자나 힘 있는 자, 가부장적인 남편이나 아버지, 혹은 자기 경험을 지나치게 절대시 하려는 사람들 역시 이런 유혹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화를 내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 누구나 화를 먼저 내는 사람이 지는 것이다. 특히 지도자가 화를 내면 사람을 잃게 된다.
우리가 살면서 처음에는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가도 나쁜 감정으로 화가 치밀어 분노할 수 있다. 가까운 부부 사이도 심심찮게 자존심 상해 못살겠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화가 났을 때 분노한 감정을 처리하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화난 감정은 관리할 수 있다. 집안에서 부부가 말다툼을 한다고 가정하자. 문밖에서 도어벨이 계속 울리면 싸우던 부부는 싸움을 멈추고 문 쪽으로 간다. 자신이 원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자신의 성질이나 감정을 통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인간사에서 발생하는 사건은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감정을 조정하지 못해서 일어나는데, 그 순간이라는 것이 불과 3초라고 한다. 화가나 쏟아낼 막말을 3초만 참으면 부부간에는 정이 깊어지고 가정이 행복하고 친구간에는 우정이 깊어지고 회사 일에 의욕이 생겨 조직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바로 그 3초는 상대를 바라 보던 눈에서 눈을 돌려 천장이든 창밖이든 주변 물건을 바라보는 순간적 시간이라고 한다. 누구나 경험했겠지만, 어떤 말을 하려거나 화를 내려다가도 잠깐 참은 것을 참 잘했다고 여겨진 경우가 많이 있을 것이다. 알고보면, 분노는 남의 감정에 내 감정이 의존되어 남의 감정게임에 말려드는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주변에는 감정 관리에 성공하여 행복하게 생활하는 건강한 정서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이분들의 특징은 나름대로 화난 감정을 관리하는 자신만의 요령을 가지고 있다. 화가 나는 일이 있으면 화부터 버럭 낼 것이 아니라 '사랑은 오래참고' 라는 글을 떠올리거나 창밖을 잠시 보기도 한다.
다음 요령은, 4단계까지 다 적용하거나 그들 중 한 단계만 선택해 사용 할 수도 있다. 화가나면, 1단계로 빨간 정지신호를 떠 올리며 말이든 행동이든 일단 멈춘다. 그 다음, 내가 “왜 화를 내고 있지?” “원하는 것이 도대체 뭐야?”라고 자문한다. 세 번째로 상대방이 말하면 인내하는 맘으로 귀 기울인다. 마지막으로,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 그러면 나를 화나게 한 것은 상대방도 나 자신도 아니라는 것을 곧 알게 된다. 나를 화나게 한 문제는 따로 있기 마련이다. 알고보면 내 생각이 나를 화나게 한 것이다. 그리고 그 문제를 찾아 상대방과 해결의 실마리를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면 상대방이나 나 자신이 다치는 것을 피할 수 있고, 화나게 한 문제가 잘 풀리거나 대수롭지 않은 것을 가지고 공연이 화내 엉망을 만들 뻔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우리 모두가 감정 관리의 성공자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나 때문에 가정이 행복하고 직장이 즐겁고 생동감이 넘치는, 그래서 우리사회가 훈훈하고 서로 협력하는 밝은 모습을 함께 소망하며 기대해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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