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특허분쟁에서 알 수 있듯이 특허 한 건에도 몇조 원대의 소송액이 오갈 수 있다는 점에서 특허의 중요성은 나날이 강조되고 있다. 또한 박근혜 정부의 국정기조인 '창조경제'가 화두로 주목받으면서 특허를 포함한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창조경제의 사전적 의미인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 냄으로써 이룩되는 경제부흥'을 통해 특허는 창조적이고 새로우면서도 진보된 기술 아이디어에 권리를 부여함으로써 미래 먹거리를 창출한다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사장 김차동)과 특허청(청장 김영민)이 대전지역의 지식재산(IP) 수익 창출 역량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일 '대덕 IP 포럼'을 공동 창립,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대덕 IP 포럼'은 두 기관을 주축으로 지역 산ㆍ학ㆍ연ㆍ관ㆍ법조 지식재산 전문가 20명과 수도권 지식재산 전문가 10명으로 구성됐다.<편집자 주>
▲대전, 속빈 지식재산의 메카로서의 성장 가능성=대전은 1974년 대덕연구단지 기반 조성을 시작으로 대덕특구 입주기관수 1401개(2012년 기준), 연구개발비 5조5700억원, 특허실용신안 출원 1만1480건, 지식재산 유관기관(특허청ㆍ특허법원ㆍ한국특허정보원) 등에서 지식재산 메카로서의 성장 잠재력을 갖췄다. 또 지역내 총생산 1000억원 대비 변리사수는 56명으로 전국 2위다. 그러나 대전은 지재권의 메카로서의 성장 잠재력을 지닌 인프라 속에서도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12년 새누리당 민병주 의원실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대덕특구내 출연연구기관 10개 기관의 미활용 특허비율은 84%로 5634건에 달했다. 즉,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취득한 특허 10개 가운데 8개는 전혀 활용되지 않는 소위 '장롱특허'인 셈이다.
이런 상황은 대학 특허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1년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 국감자료에 따르면 '4년제 대학 특허 및 기술이전 현황(2007~2009년)'자료에 따르면 149개 대학이 3년 동안 3만366건의 특허를 출원했지만 이 가운데 기업 등에 기술이전 된 것은 약 10%(3463건)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특허 10개 가운데 9개는 전혀 활용되지 않고 있는 꼴이다.
또 대전지역 연구생산성은 2.9%에 그쳐 수익 창출 역량은 극히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대전지역의 지식재산 수익 창출 역량이 낮은 이유는 다양화되는 지식재산 비즈니스와 소송 실무 등에 전문성인력 부재와 산ㆍ학ㆍ연ㆍ관 등 지식재산 인력 간 교류의 기회가 적기 때문인 것으로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과 특허청은 분석했다.
▲대덕IP포럼, 지식재산권을 통한 지역 경제 수익창출 시동=특허청과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대전지역의 지식재산 수익 창출을 이끌어 낸다는 취지로 '대덕IP 포럼'을 창립했다.
'대덕IP 포럼은 IP 비즈니스 및 법제에 대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 IP 금융, IP 가치평가, IP 서비스산업 육성 등 이슈를 다루는 IP 경제분과와 IP 침해 구제, 손해배상제도, IP라이선싱 활성화, IP공정이용 등 주제를 다루는 IP 법제분과를 운영할 예정이다. 연도별 IP 주요 이슈별 경제분과(금융, 가치평가, 서비스업)와 법제분과(침해손해배상, Hard IP vs Soft IP, 공정이용) 등 크게 2개 분과(세부 분과 6개)를 설치해 운영된다.
올해는 '지식재산 수익 자산화 방안'을 연간 주제 중심으로 3월(침해금지와 공정이용) 5월(IP금융, IP가치평가) 9월(IP법제, 연구개발성과관리규정, 조세제도)10월(IP 비즈니스, IP 서비스산업육성) 등의 주제로 논의의 장이 열린다.
오는 11월 총회에서는 1년동안 논의된 주제를 바탕으로 IP 수익자산화를 위한 경제ㆍ법제 정책 제언을 할 예정이다.
특허청은 “대덕IP포럼이 대전을 시작으로 세종ㆍ충남, 충북 등으로 확대돼 대전 이남지역까지 확산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포럼 공동 회장인 김영민 특허청장은 “대덕 IP 포럼이 대전지역 IP 핵심 인력을 양성하고 지식재산 금융 및 가치평가 등 비즈니스 기법을 확산시켜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차동 특구재단 이사장은 “포럼 창립을 계기로 대전지역 산학연관ㆍ법조계 IP 전문가 간 교류의 장이 만들어져 IP를 수익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역량을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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