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왜 말라죽나 했더니… 폐수처리장 측정기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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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 왜 말라죽나 했더니… 폐수처리장 측정기 조작

위탁관리 업체 대표 구속

  • 승인 2014-03-27 18:48
  • 신문게재 2014-03-28 5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폐수종말처리장을 위탁관리하는 환경업체가 수질측정기를 조작해 오염물질을 배출하다가 적발됐다. 금강유역환경청 환경감시단과 대전검찰청 형사2부는 27일 세종시 전의산업단지 내 폐수종말처리장을 위탁관리하는 A 환경업체가 수질측정기기를 조작한 채 오염물질을 배출해 온 사실을 밝혀내고 수질및수생태계보전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업체 대표 윤모(47)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함께 기소된 업체 관리직원 2명은 불구속 기소, 해당 업체는 약식기소했다.

환경업체는 폐수처리장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기준을 초과하면 그에 따른 배출부과금을 관리업체가 떠안아야 하고 처리장에 시설도 개선해야 한다. 하지만, A 업체는 지난해 1월부터 6개월간 하루 평균 두 차례씩 시료채취조 덮개를 열고 그 안에 맑은 물을 부어 오염물질 농도를 기준 이하로 낮춰 정상적인 측정이 이뤄지지 않도록 한 채 오염물질을 배출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금강청과 대전지검은 지난해 6월 세종시 복암천에서 발생한 물고기 떼죽음과 벼가 말라 죽는 피해의 역학조사 과정에서 A 업체의 범행을 적발했다.

문제는 폐수종말처리장 관리업체가 수질측정기를 조작할 때 이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규모 있는 하·폐수처리시설과 일반사업장의 수질오염물질 농도는 수질측정기를 통해 원격으로 검사하는 시스템으로 현장에서 누군가 조작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범행이 이뤄진 수질측정실은 외부인에게 개방되지 않고 몇몇 인가받은 관리자만이 출입할 수 있어 관리업체가 조작하더라도 발각되기가 어렵다.

또 수질측정실 내부에 설치된 상수도시설이 수조청소 등의 본래 용도가 아닌 오염물질 농도를 낮추는 데 악용되는 문제도 드러났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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