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대전시 유성구 대정동에 위치한 대전교도소의 이전문제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1984년 당시 대전시 중구 중촌동에 위치한 대전교도소가 이곳으로 이전해 왔으니까 어느덧 3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사이 대전교도소 주변은 도심의 확장으로 많은 변화가 수반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무부는 이전 불가 원칙만을 고집하고 있다. ‘현재 건물이나 시설이 양호해 이전할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지역민의 입장은 아랑곳없이 교도소 건물이 아직 쓸 만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황교안 법무장관의 말도 교도소 인근 주민들의 고충을 도외시하긴 매한가지다.
지난 24일 대전고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황 장관은 ‘국가재정도 어렵고 대전교도소보다 노후화된 곳이 많기 때문에 현재로선 이전을 검토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밝혔다.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이날 대전고검을 처음 방문한 황 장관은 대전교도소를 방문해 그 심각성을 단 한번이라도 살펴보지 않은 채 국가 재정만 핑계 삼은 것이다.
얼마 전 대전교도소 정문에서 바라다본 인근 아파트 전경 사진이 한 블로그에 올랐다. 대전교도소에 작업을 하러 방문한 사람이 이를 기념하기 위해 사진을 촬영,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것이다. 그가 블로그에 올린 사진에서도 교도소 정문과 아파트와의 거리가 얼마나 가까운지 드러나 있다. 교도소 이전의 당위성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사진인 셈이다.
먼저 황교안 법무장관부터 대전교도소를 방문해 교도소가 인근 아파트 등과 어느 정도 맞닿아 있나 살펴보기 바란다. 아울러 이런 환경으로 인해 인근 주민들이 얼마나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입는지 헤아려봐야 한다. 만약 황 장관의 가족들이나 가까운 일가친척들이 대전교도소 인근 아파트에 산다고 가정할 경우에도 국가재정부족 탓만 할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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