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포신도시 내 조성 중인 아파트들의 어려운 영어이름 때문에 입주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이는 건설사들의 고급스러운 이미지 부각을 위한 전략인데, 일부 아파트의 경우 전체 이름이 22자에 달하는 경우도 있어 일정 부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7일 충남도에 따르면 도청이전 내포신도시에는 현재 총 7개의 아파트가 건설 중이거나 입주를 완료했다. 여기에 3개의 오피스텔도 있는데 역시 만만한 이름들은 아니다. 주변 홍성을 보면 태영·현대·청솔·우주은하·경성큰마을 등 쉽게 부를 수 있는 이름들이고, 예산의 경우도 석탑·유익·한신·아름채 아파트 등으로 간결해 귀에 쏙 들어 온다. 하지만, 내포신도시의 경우 대부분의 주민들은 올해 입주를 앞둔 아파트 이름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이는 건설사들이 길고 어려운 영어이름으로 아파트 이름을 지은 탓이다.
먼저 입주한 롯데캐슬 아파트 주민들조차 주변에 들어설 아파트 이름을 헷갈려 하는 실정.
롯데캐슬 정면에 극동건설이 건설 중인 아파트의 풀네임은 '극동건설 내포신도시 웅진 스타클래스 센트럴 아파트'이지만, 극동아파트, 웅진아파트, 극동 스타클래스, 웅진 스타클래스, 스타클래스, 스타클래스 센트럴, 센트럴, 웅진 스타클래스 센트럴 등 부르는 이름이 다양하다.
롯데캐슬 측면에 진흥기업이 조성 중인 아파트 역시 효성아파트, 진흥아파트, 효성진흥 더 루벤스, 해링턴 플레이스, 해링턴 클래스, 효성그룹 더 루벤스 등으로 다양하다.
이 아파트의 풀네임은 분양 당시 '효성그룹 더 루벤더스'라고 부르다가 지금은 '효성그룹 해링턴 플레이스'로 쓰고 있다. 그 외에도 내포신도시 중흥 S클래스 리버티, LH 보금자리, 경남 아너스빌, 모아엘가 등이 있는데 이들은 상대적으로 간결하게 홍보하고 있다. 이렇게 아파트명을 길고 생소한 영어로 짓는 이유는 새롭게 보여야 관심을 갖고 한번 더 찾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또 기존 건설사와 새 건설사의 인수합병으로 양 건설사의 이름은 물론 기존 아파트명과 새 아파트 명 등을 정리하지 못했기 때문인데 기업 오너의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의 한 아파트 건설사는 기존에 흔히 알려진 'e편한세상'을 사용하지 않고 '아크로리버 파크'라는 이름으로 분양에 나서 큰 성공을 거뒀다는 전언이다. 42대 1의 청약률로 전 평형 1순위에서 마감했다는 것.
내포에서도 건설사들의 이런 전략이 통할지, 개발지역에 따른 우연의 일치로 끝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복잡하고 새롭게 이름을 지어도 결국 사람들이 부르기 편한 이름으로 결정될 것”이라며 “지역적 특성도 있고, 영어작명만 생각하지 말고 순우리말로 작명하는 편이 아름답고 귀에 쏙 들어올 것”이라고 꼬집었다.
충남개발공사의 경우 내포에 지은 업무용 임대빌딩 이름을 신선하고 눈에 띄는 것으로 붙이기 위해 연말께로 작명을 미뤄 순우리말로 된 빌딩명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도 관계자는 “단지명 등을 순우리말로 권장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며 “하지만 건설사별 전략에 따라 영어로 짓고 있어 관여하기 어렵고 그나마 준공 신청 때는 호응이 높은 것 등 간결히 정리한 이름을 등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포=박태구·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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