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면 축복받고 행복한 삶… 내 인생 마지막 봉사 의미"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면 축복받고 행복한 삶… 내 인생 마지막 봉사 의미"

공동모금회 소정의 모금 목표달성위해 최선 … 뜻과 취지에 맞게 모금액 고르게 배분할 것 기부문화 청작은 자연스레 선진국가로 가는 길… 시교육청과 연계 학생들에게 나눔교육 추진

  • 승인 2014-03-27 13:59
  • 신문게재 2014-03-28 9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피플] 안기호 신임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제9대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에 안기호<사진> 대전프뢰벨 대표이사 회장이 추대돼 오는 4월1일 오후 2시 대전대 둔산캠퍼스 컨벤션홀에서 전임 김형태 회장의 이임식과 동시에 취임식을 갖는다. 안기호 회장은 지난해 11월 대전시내 5000여 장로들을 대표하는 대전시기독교초교파 초대 장로연합회장으로도 추대돼 양 어깨에 묵직한 짐을 지게 됐다. 이에 안기호 신임 회장을 지난 19일 서구 갈마동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실과 21일 서구 둔산동 대전프뢰벨 대표이사 회장실에서 두차례에 걸쳐 만나 범사에 감사하며 사는 삶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빚진 자의 고백-믿음 사랑 그리고 축복, 은혜와 감사=안기호 회장의 집무실을 들어서면 눈에 띄는 성경구절말씀이 액자에 담겨 내방객들을 맞는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이다. 이 성경구절은 모태신앙인인 안기호 회장이 늘 가슴에 담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말씀이기도 하다. 안기호 회장은 10년 전 대전프뢰벨 창립 20주년과 회갑을 기념한 문집 '빚진 자의 고백1-믿음 사랑 그리고 축복'을 펴낸데 이어 지난해엔 출판사 경영 40주년과 고희 기념 문집 '빚진 자의 고백2-은혜와 감사'를 펴냈다.

안기호 회장은 '빚진 자의 고백'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

“결혼초 아내와 약속하기를, 다른 사람으로부터 돈을 빌려 무리한 일을 하거나 돈이 없어 외상으로 거래하는 일은 없도록 하자 했었습니다. 그 약속대로 거래 대금을 미루거나 은행 대출 한번 받은 일 없이 살아왔으니,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오늘의 제가 있는 것은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사랑의 빚을 진 것은 물론이고 하늘나라에 계신 부모님께 영원히 갚지 못할 빚을 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학창시절의 은사님을 비롯해 오늘에 이르기까지 가장 낮은 곳에서 만난 이웃들, 친구들, 제 주변의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의 지도와 주신 은혜로 저는 분명 빚진 자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가와 지역사회, 교회에 그동안 받은 빚을 갚고자 시작했던 여러 일들과 사회활동은 교회로부터는 과분한 장로 직분을 받게 했고, 국가로부터는 국민훈장 동백장이라는 명예로운 훈장을 받게 했습니다. 아동복지기관 어린이재단을 통해 참여한 봉사활동으로 아동복지유공자 대통령 표창을 받고, 지역 대학에서 명예경영학박사학위를 받는 등 분에 넘치는 격려를 받았으니 더욱 큰 빚을 진 자가 되었습니다.”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취임 소감과 계획=“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성격상 소정의 모금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결심을 해봅니다.

대전시는 타 시도에 비해 큰 기업도 없고, 모금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에 참여하시는 많은 분들이 워낙 열심히 해주셔서 매년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것을 보고 매우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금해주신 분들의 뜻과 취지에 맞게 모금액이 고르게 잘 배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남을 위해 배려하는 국가가 선진국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기부문화가 정착돼야 된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여러가지 사업을 펼쳐나갈 생각입니다. 먼저 대전시교육청과 협력해 학생들에게 나눔 교육을 시키려고 합니다. 나눔 강좌를 육성해 아이들에게 어릴때부터 남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인격이 형성될 수 있도록 사회적 자본을 확대하는 일에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대전 지역사회는 연구단지, 정부청사, 삼군본부를 비롯해 주변에 많은 훌륭한 분들이 저희 사랑의열매 활동을 뒷받침해주시고 큰 힘이 되어주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분들의 활동이 귀감이 돼서 사랑의 열매가 더욱 알찬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기독교 성경말씀에 따라 알리지 않고 익명으로 선행을 베푸는 분들도 많이 계시는데요. 알리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숨어서 하는 것이 미덕인 것처럼 인식되는 기독교문화와 기부문화도 이제는 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겸손하고 나서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지만 사회적 귀감이 되는 일들은 더 널리 알려서 크게 확산시키는게 다중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안기호 회장은 지난해 대전프뢰벨을 통해 아동복지향상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30년전 대전프뢰벨을 창립한 후 안기호 회장은 부인과 함께 사회에 보답할 일을 고민하다가 소년소녀가장과 결연을 맺고 후원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후원금을 보내는 것으로 시작했는데 후원 아동으로부터 감사의 편지를 받게 되면서 후원 아동을 산성동 방향에 있던 대전 최초의 뷔페집으로 초청했다. 아이와 헤어질때는 같이 오지 못한 형을 위해 따로 빵을 가지고 가길 원해서 구입해 보냈는데 그 빵 봉지를 들고 돌아서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왜 그렇게 마음이 짠했는지 지금도 그 모습이 눈에 선하게 떠오른다고 했다. 그 후 안 회장과 부인은 좀더 많은 아이들을 돕기로 했다. 그 소식을 듣고 회사 간부들이 차츰 동참하게 됐고, 후에는 사원들도 자발적으로 함께 하게 됐다. 이러한 시작이 안기호 회장을 대전지역 어린이재단 후원회장을 맡게 하는 계기가 됐다.

안 회장은 '자신이 한때 이 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라고 랄프 왈도 에머슨이 '성공이란 무엇인가'에서 쓴 글처럼 프뢰벨 가족들중에는 소년소녀가장 가정을 찾아가 빨래와 청소 등 집안일을 도와주고 돌아와서 늘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들을 걱정해주고 기도해주는 천사와 같은 선생님들이 많아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안 회장은 지금도 매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에서 진행하는 어린이날 사랑나눔큰잔치 행사에 후원자로 참여해 아동들이 기억에 남을만한 행복한 어린이날을 보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한때의 실수로 대전소년원에 수감중인 청소년들을 위해 매월 소년원을 방문, 상담을 해주고 이들이 건강하게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안 회장은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이고 행복한 삶”이라고 말했다.

덤으로 산 30년=30년전 부산에서 계몽사 동부서적사를 경영할 때 안기호 회장의 나이는 40세였다. 계몽사에서 실적 1위를 달리던 안 회장은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면서 난생처음 종합건강검진을 받게 됐다. 위내시경 촬영을 거듭한 뒤 의사들이 나누는 심상치 않은 대화를 듣고 일주일 후의 결과를 기다리면서 안 회장은 어릴때 물에 빠져 죽을 뻔한 일, 6ㆍ25 피란길에 아군과 적군의 총격전 가운데 행주나루둑에서 밤을 지새우던 일 등을 떠올린다. 안 회장은 이제까지 산 것만으로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하고 죽음 준비를 위해 사업을 정리할 생각을 한다. 그러나 일주일 후 검사 결과는 그의 걱정과는 반대로 98% 건강하다고 나왔다. 그날부터 안 회장은 하나님께서 덤으로 생명을 연장해주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어쩌다 일이 잘 안풀리거나 속상한 일이 생길때도 어차피 덤으로 주신 것이라 생각하면 그저 기쁜 마음뿐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난 후부터는 모든 일이 더욱 순조롭게 풀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사업의 축복을 받을 수 있었다.

중도일보에 대한 애정=“중도일보 김원식 회장님과 대전봉사클럽에서 만나 함께 소중한 인연을 쌓아온지 오래다. 중도일보에 대해서는 늘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중도일보에는 칼럼도 가장 많이 썼고, 대전극동포럼 회장에 취임했을때나 경실련 상임공동대표가 됐을때, 대통령 표창을 받았을때, 훈장을 받았을때 등 취임식때나 수상때 인터뷰도 많이 했다. 정론지로서 늘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제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김원식 회장님은 늘 주변 사람들을 섬기고 봉사에 앞장서신다. 사회적으로 존경받으면서 사랑을 베푸시는 모습을 보며 늘 흐뭇하고 감사한 마음이다. 앞으로도 중도일보에 대한 내 깊은 애정은 변함없이 계속될 것이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안기호 회장은…
44년 경기도 파주 출생으로 한성신학교 목회학과를 졸업했다. 충남대 산업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과 평화안보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했고, 배재대에서 명예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주)대전프뢰벨 회장, 둔산경찰서 행정발전위원회 고문, 대전시립합창단 후원회 (사)하모니 이사장, 배재대 장학재단 이사, 대전극동포럼 회장,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자문위원, 대전문화재단 이사, 대전경실련 상임공동대표, 대전시기독교초교파 초대장로연합회장, 천성감리교회 장로로 활동중이다. 소년소녀가장돕기 공로로 보건사회부장관 표창을 받았고, 법무부장관 표창, 보이스카우트 무궁화 은장, 법무부 범죄예방자원봉사상 본상, 국민훈장 동백장(청소년 육성 유공), 안전행정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지난해 아동복지 유공자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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