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천안함 선체의 일부를 녹여 만든 고 임재엽 중사의 흉상이 모교인 충남기계공고에 세워졌다. 26일 대전현충원에서 손도장을 찍어 만든 용사 이름패를 들고 나와 카드섹션을 벌인 학생들이 바로 임 중사의 후배들이다. 그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이 온전히 계승됐으면 한다.
우리 앞에는 천안함 피격 4주기인 26일 새벽에도 노동미사일을 쏘아댄 북한이 있다. 의도가 무엇이건 언제든 무력 도발을 현실화하겠다는 시위에 다름 아니다. 핵무기를 만지작거리며 진정한 남북관계 개선을 기대하긴 힘들다. 4년 전 천안함 폭침 도발 8개월 만에 연평도에 무차별 포격을 가한 북한의 호전성을 똑똑히 상기해야 한다.
더욱 중요해진 덕목은 안보 앞의 결속이다. 천안함 폭침을 둘러싼 근거 없는 논란과 불필요한 진영 논리는 이제 완전히 털어버릴 때가 됐다. 북한은 대남 전면 대결전, 제2의 조선전쟁 불가피, 정전협정 효력 백지화 등 일련의 선언을 통해 발톱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제2의 천안함 폭침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
여야 지도부도 26일 대전 현충원에서 열린 천안함 4주기 추모식에 총출동했다. 지방선거를 앞둔 제스처가 아닌 일치된 안보관을 보여준 것이길 바라고 싶다. 강원도의 한 추모제에서는 지역 정치권의 공방 대상으로 번지기도 했다. 거룩한 희생을 지방선거 국면에 이용하지 않는 것이 호국영령들에 대한 기본 예의다.
26일 추모 열기에서 천안함 용사들은 국민 가슴 속에 생생히 살아 있음이 확인됐다. 안보 없이 평화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전현충원 추모식에 보낸 추모 메시지에서 “강력한 안보의 뒷받침이 없는 평화는 사상누각”이라고 강조한 그대로다. “내 아들은 잊어도 좋지만 천안함이 주는 교훈은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유가족의 절규가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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