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육감 예비후보 7명 가운데 중등을 대표할 후보가 누구냐를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대전교육청에 따르면 대전의 교원은 모두 1만4700여명으로 초등은 5200여명, 중등은 7600여명이다. 숫자면에서 증등이 초등 보다 2400여명이 더 많다.
중등교원은 공주사대 출신이 30%를 차지하며 충남대, 교원대, 한남대 등 순으로 알려졌으며 초등은 80%가량이 공주교대 졸업생들로 추정된다. 그만큼 표도 많기 때문에 후보군들이 중등표를 확보하기 위해 애를 태우고 있다.
김덕주 전 대전교육청 교육국장(공주사대 졸업)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중등 간판타자가 사라져 '중등색'이 선명한 후보가 마땅치 않게 됐다. 후보들이 중등 틈새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최한성 대덕대 교수를 제외한 6명의 후보들 모두가 김덕주 전 국장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그러나 김 전 국장은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특정 후보를 지지할 생각은 없다고 한다. 김동건 교육의원은 공주사대(65학번) 졸업 후 한밭중과 충남고 교사 경력(10년)을 들어 자신이 중등 대표라고 자처하고 있다.
설동호 전 총장도 공주교대 출신이지만, 덕산중ㆍ대성여중ㆍ대성중ㆍ고 교사를 8년여 간 했다며 중등 경력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일선 교육 현장 분위기는 두 사람을 중등 대표로 쉽게 인정하려 들지 않아 후보들이 난감해 하고 있다. 김동건 의원은 충남대 체육학과 교수와 육상인이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한데다 출신고교가 청주고라는 점 때문에 중등 쪽에선 고개를 갸우뚱하는 상황이다.
공주교대 9회인 설동호 전 총장은 '초등색'이 워낙 강해 중등표의 이탈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대성고에서 영어를 가르쳤던 경력을 강조하며 초등ㆍ중등ㆍ대학 교수까지 한 교육 스펙으 유권자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초등이라는 프레임에 갇힐 경우, 중등표의 반란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설 전 총장은 대전고와 충남대를 나와 대전고 교장으로 퇴임한 박대범씨를 캠프에 영입해 중등 민심을 듣고 있다.
두 사람의 중등표 훑기 속에서 이창기 전 대전발전연구원장, 정상범 전 대전교육위 의장, 한숭동 전 대덕대 총장 등도 이삭줍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창기 전 원장은 전북대 출신이라는 핸디캡 속에서 비(非) 공주교대ㆍ공주사대 인맥을 찾고 있다. 충남대와 교원대, 한남대 출신 교원들과 스킨십을 넓혀간다는 전략이다.정 전 의장은 교원 인맥 챙기기와 함께 자신의 광범위한 정치 인맥을 통해 인지도를 확장시키고 있다.
한숭동 전 총장은 김덕주 전 대전교육청 교육국장의 도움을 바라는 분위기다. 불출마 선언을 한 김 전 국장이 갖고 있는 대전 중등 교육계의 인적 자원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전 국장 의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한 교육계 인사는 “중등표가 전체 선거 구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이나 선거 초반 흐름을 견인할 변수가 될 수 있어 너나 없이 구애 작전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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