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도시가스, 지자체 7곳 상대 소송전 왜?

“배관 매설도로 포장 공사비에 세금 부과 부당” 주장 법원 “과세대상인 배관 취득에 필수행위… 부과 당연”

충남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주)중부도시가스가 세종특별자치시와 충남 6개 시ㆍ군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세금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이다.

사업을 위해서는 단체장들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하는 '을'의 입장임에도, 부과된 1억3800여만원의 세금 때문에 세종과 천안과 아산, 공주, 보령, 논산, 서천 등 한꺼번에 7곳에 달하는 자치단체를 법정으로 불러들였다.

내용은 이렇다.

중부도시가스는 지자체장들로부터 도로점용(굴착) 허가를 받아 도시가스배관을 설치한 후 소비자들에게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업체다. 이 회사는 도로에 도시가스배관을 매설해 취득할 당시, 7개 지자체로부터 점용기간 만료 시 도로를 원상복구할 것을 조건(부관)으로 하는 도로점용(굴착) 허가를 받아 왔다.

회사는 2007년 6월~2009년 12월 도시가스배관 공사를 하면서 허가 조건을 이행하기 위해 모두 106억8100여만의 도로포장공사비를 지출했다. 하지만, 중부도시가스는 취득세 등을 신고할 당시, 도로포장공사비를 취득세의 과세표준인 취득가격에 포함하지 않은 채 취득세를 냈다.

이에 충남도는 2012년 3월 이 회사에 대한 지방세 세무조사를 통해 도로포장공사비가 도시가스배관의 취득세 과세표준에서 누락됐다는 점을 확인하고 모두 2억1800여만원 상당의 취득세와 농어촌특별세, 가산세 등을 부과했다.

중부도시가스는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고, 조세심판원은 가산세 처분 취소 부분만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모두 기각해 회사는 1억3800여만원의 세금을 부과받았다.

중부도시가스는 이마저도 부당하다며 취득세 등 부과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회사 측은 “도로포장공사비는 도시가스배관 매설을 위한 도로점용 허가 시 덧붙인 조건의 이행을 위해 지출된 비용이고,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등에 소유권이 귀속되는 도로에 대해 지출한 비용”이라며 “도시가스배관의 취득세 과세표준인 취득가격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전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김병식)는 중부도시가스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도시가스배관을 아스팔트 포장도로에 매설할 경우 포장도로의 일부를 굴착하는 공사가 수반되므로, 도로를 원상복구하기 위한 공사비는 당해 과세물건인 도시가스배관을 취득하기 위해 필수적인 준비행위 또는 그 수반행위에 소요된 것으로, 취득가격에 당연히 포함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허가를 이행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었다거나, 도로 소유자가 원고가 아닌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라고 해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윤희진 기자 heeji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