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동의안은 지난해 11월 제171회 제2차 정례회에서 대규모 부채를 유발시킬 것을 우려, 시의회가 3차례나 부결시킨바 있어 이번 제출은 시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발끈하지만 시는 미래를 위한 준비라며 동의를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시는 수천억원의 천안북부BIT일반산업단지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완공 후 불과 1년 만에 미분양 산업시설용지 전체를 매입하기로 했지만 천안시의원들이 반대하자 이번엔 의무부담비율을 80%로 낮춰 제출했다.
시가 미분양산업시설용지 매입을 수용할 수 없는 이유는 8년전 확약때문이다.
시는 2009년 민간사업자 공개 공모 절차를 거쳐 2010년 4월 코오롱과 대우, 한성, 부동산운용 등과 5개사가 컨소시엄을 구성, 가칭 천안비플러스㈜를 출범시켰고 산업단지 준공 1년 이후 미분양된 전체산업시설용지를 조성원가로 매입한다는 조건으로 확정했다.
천안북부BIT 산업단지 부지는 모두 73만1029㎡로 조성원가 1㎡당 29만6000원으로 계상 시 사업비가 무려 2337억원에 달하며 출자금 50억원의 47배에 달하고 있다. 특히 미분양 산업시설용지의 80%를 떠안을 경우 1869억원이 넘을 것으로 계상되기 때문에 의무부담 시 시재정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어서 시의회가 반대해왔다.
게다가 4년째 분양 중인 천안 제5일반산업단지의 분양률이 외국인전용단지를 제하면 불과 48.8%밖에 되지 않은데다 북부BIT산단의 분양률이 저조할 경우 자칫 거액의 채무부담만 안을 우려가 크다. 현재 조성된 풍세산업단지와 동부 BIO산업단지 등도 미분양에 따른 이자부담을 떠안게 될 처지여서 천안시의 밀어붙이기식 사업 추진을 비난하고 있다.
또 시의회는 동부 BIO산업단지 조성의 경우 당초 50%의 바이오산업 입주 계획을 30%로 낮췄지만 관련 업종은 단 1개 업체도 유치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 유발업체만 난무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반대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시는 부족한 공업용지 확보와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조성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시는 새로이 산업단지를 추진하려면 향후 7~8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현재 풍세산단과 5산단, 3산업단지 확장 사업이 마무리돼 지금부터 미래에 대한 산업용지 공급을 위한 준비가 불가피하다고 항변했다.
조강석 시의원은 “공업용지가 부족해서 천안시 균형 발전이 어렵다는 것은 어불성설로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특정업체의 재원조달을 이유로 미분양용지 매입확약을 통해 의무부담을 시민에게 전가하는 관행은 더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인허가 등 행정절차를 밟는 동부BIO산단의 업종은 시행자가 정할 문제지만 법이 정한 한도내에서 환경유해유발업체를 유치할 것”이라며 “어느 때보다 시의 기업 유치가 시급하지만 정치적 논리로 인해 조성되지 못할까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천안=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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