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구청장 등의 이탈은 보수진영의 연합 효과를 기대했던 새누리당에게는 대전시장 선거 등 전체 선거판의 전략수정이 불가피하고 공천 후보자 선정 과정 중에 발생한 사태라 후폭풍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현택ㆍ박용갑 등 선진당 출신 선출직 인사 7명은 24일 경선룰과 관련 “이미 짜여진 거미줄에 걸려 예선전에서 탈락하면 본선 진출이 불가능해 본선에서 맞짱뜨짜는 생각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한 청장 등은 경선 룰에 대해 100% 여론조사를 주장했던 반면,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대전 동구)과 새누리당 대전시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당원 50%+여론조사 50%'의 경선 방식을 고수했다.
한 청장 등은 이어 “이인제 대표와 성완종 의원과 의견을 나눠, 저희 의견을 중앙당에 전달했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강조한 뒤 “제주도와 대덕구, 유성 2선거구 등 자기들이 편리할 때 입맛 바꾸는 공천 룰이면 참여할 필요가 없다”며 탈당의 책임이 새누리당에게 있음을 주장했다.
한 청장 등은 또 “최근 새누리당 후보자들 15명이 대전시당에서 국제화센터가 잘못됐다고 구청장 성토대회를 열었는데, 떠나지도 않은 현직 구청장을 성토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결국 현 구청장더러 빨리 나가라고 독촉하는 것 밖에 더 있겠느냐”고 성토했다.
이에 새누리당 대전시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상향식 공천이 무서워 비겁하게 도망가는 정치낙오자들 행진”이라고 비판했다.
시당은 이어 “합당한 지 벌써 1년 반이나 됐는데 그동안 막강한 현직 프리미엄을 갖고 무엇을 했는가”라며 “지난 선거에서 자신을 선택해준 유권자들에게 엎드려 백배사죄해도 부족하거늘 어떻게 주민 앞에 고개를 빳빳이 들고 나선다는 말인가”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시당은 “(선진당 출신들의 요구는)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특별대우를 해달라고 떼를 쓴 게 전부”라며 “선출직 공직자가 지역주민과 잘 지내며, 동시에 당원모집을 열심히 했다면 경선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는 게 당연하다”고 질타했다.
반면에 새누리당 충남도당은 대전지역 선진당 출신들의 탈당 여파 차단에 나섰다.
성완종 충남도당위원장과 김태흠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를 찾아 지역내 자유선진당 출신들 요구를 일부 수용한 새로운 경선 방안을 제출했다. 제출된 경선안은 당원 50%대 비당원(또는 여론조사) 50% 방식이다.
다만, 책임당원은 인정하돼, 선진당 출신 현역 인사들이 불리하다 여기는 일반 당원의 비율을 똑같은 수로 맞춰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새누리당은 최고위 등이 당헌ㆍ당규내 당원 비율 단서 조항을 바꾸는 안과 충청 지역에 한해 유권 해석 후 지침을 내리는 안 두가지를 검토하는 한편, 조속한 시일내에 상임 전국위원회를 열고 이런 경선안을 의결토록 했다는 게 새누리당 관계자들의 귀뜀이다.
김태흠 공천관리위원장은 “(제출안은) 자유선진당과 새누리당 출신들이 모두 합리적인 안”이라며 “당원은 책임당원면에서 새누리당이 유리하지만 일반 국민이나 여론조사에서는 현직(새누리당) 인사가 우위인만큼, 양쪽의 이점이 상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성완종 위원장은 지역내 시장ㆍ군수, 도의원들과 개별적으로 상의해 제출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주당 측은 선진당 출신들의 새정치민주연합 합류에 대해 후보군 강화 등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단일화를 통해 새누리당 후보와 정면 승부를 펼치자고 주장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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