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충남도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천안 풍세면 가송리 산란계 농장에서 함께 키우는 개 9마리 중 1마리와 부여 내산면 금지리 개 전문사육농장 150마리 중 11마리에서 H5형 항체가 검출됐다.
지난 11일 천안 풍세면 용정리 농장에서 기르던 개에서 AI 항체가 발견된 것까지 포함하면 모두 13마리다. 현재 이 개들은 '무증상 감염'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무증상 감염'은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했으나,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채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물질인 항체만 형성된 상태를 뜻한다.
AI에 감염된 개들은 닭을 먹다가 바이러스가 호흡기로 들어가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2004년 태국에서도 AI에 감염된 오리 폐사체를 먹은 개가 AI에 감염돼 죽은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도는 개의 AI 감염경로에 대해 AI에 감염돼 폐사한 닭을 끓이지 않고 생으로 개에게 먹이로 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도 한 관계자는 “부여 내산면 개 사육농장의 경우 지난 1월 24일 AI 확진돼 가금류 3만8000마리를 살처분 조치한 부여 홍산면 종계장에서 닭 폐사체를 개 먹이로 공급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고병원성 AI에 걸린 닭이 살처분 매몰되지 않고 다른 곳으로 빼돌려져 개 등 가축들 먹잇감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닭 농장에서 AI에 감염된 닭 몇 마리만 나와도 500m 이내 가금류는 모두 살처분하고, 상황에 따라 3㎞ 이내 가금류 모두를 살처분 매몰하는 상황에서 AI에 걸린 닭을 개 먹이로 줬다는 것은 과히 충격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AI 감염 개' 추가 발생을 막기 위해 이번에 발견된 농장을 포함해 전수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방역당국은 AI 바이러스 감염이 개에서 개로, 개에서 다른 축종으로 감염된 사례가 없다고 보고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나, 살처분 보상금 책정 논란 소지도 다분한 만큼 관련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여론이다.
도 관계자는 “농장주가 닭이 AI에 감염된 사실을 모르고 인근 개 사육장에 닭을 제공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개는 호흡기에서 바이러스를 퍼트리지 않기 때문에 닭으로 전염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내포=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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