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주점은 술을 마시고 백여명의 사람이 한 공간에서 춤을 추는 유흥주점 형태지만, 소방시설은 소규모 식당 수준으로 허술하게 편법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서구청에 따르면, 감성주점은 둔산지역에 집중돼 10곳이 영업 중이다.
감성주점은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한다. 칸막이 없이 개방된 실내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는 주점의 일종으로, 실내 중앙에 무대나 빈 곳을 마련해두고 DJ 음악과 화려한 조명장치로 젊은이들이 춤을 출 수 있다는 점에서 나이트클럽과 비슷하다.
문제는 소방시설이다.
비상대피로나 소화기, 보험 등에 대해선 일반음식점 수준의 규정이 적용된다. 피난유도선과 유도 등을 설치하고 불에 타지 않는 방염 소파나 폭 120㎝ 이상의 대피로를 확보하며 소방점검까지 이뤄지는 유흥주점으로 등록된 나이트클럽과 노래방 등과 대조적이다.
감성주점이 화재사고에 취약한 곳으로 꼽히는 것도 이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대전소방본부 관계자는 “감성주점은 일반음식점으로 신고돼 유흥주점보다 소방시설이 상대적으로 적고 단속할 부분도 적다”고 설명했다. 구청과 경찰 당국도 '일반음식점'이라는 이유 때문에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
실제, 둔산동 A 감성주점은 자정시간 소음과 진동으로 같은 건물 4~10층 입주민 100여명이 경찰과 구청에 여러 차례 신고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B 감성주점은 지난해 11월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적발돼 과징금 900만원의 행정처분이 내려졌지만, 이의제기와 행정소송으로 시간을 끌며 현재까지 영업하고 있다. 지하의 C 감성주점 역시 복층의 불법구조물이 적발됐지만, 원상복구를 하지 않고 성업 중이다.
구 관계자는 “단속을 나가도 감성주점 직원들이 문앞에서 출입을 저지하며 대비할 시간을 끌거나 소송으로 수개월이 소요돼 현실적 제재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중앙정부에 제도개선과 경찰에 단속협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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