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개발의 전후 사정을 이해하기보다는 본인이 거주하는 지역에 대한 개발이 소홀하다며 출마가 예상되는 자치단체장이나 지역의원을 압박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 서구는 지난 20일 오전 10시 서구청 3층 대강당에서 구청 관계자를 비롯해 지역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전 메디컬스트리트 조성사업의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최종보고회를 가졌다.
이날 보고회에서 일부 주민 대표는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봐야 하는 식으로 사업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며 “단체장이 바뀔 경우, 사업 자체가 제대로 진행될지도 모르니 메디컬스트리트라는 것을 알릴 수 있도록 표식을 해줘야 한다”고 현 구청장을 압박했다.
여기에 일부 구의원도 가세해 자신의 선거구 지역에 대한 개발 소외감을 표출하는 등 사업 자체를 선거와 연계해 일부 참석자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또 대전시의회는 지난 17일 오후 2시 대전시청 대강당에서 지역민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황웅상 대전시의원과 서울대 공공리더십 아카데미 주관으로 '도시재생 활성화 촉구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행정기관, 공공기관, 학계, 언론계 등 각계 전문가들이 주민들과 도시재생에 대한 다양한 안을 주고받는 자리였지만 주민들의 심기는 불편할 뿐이었다.
한 주민은 “뻔히 나오는 정형화된 이야기보다는 지역민들이 무엇이 필요한가를 우선적으로 들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런 토론회보다는 선거를 통해 사업을 잘 이끌어나갈 수 있는 자치단체장을 뽑는 게 더 나을 것 같다”고 지지부진한 도시재생사업을 맹비난했다.
이처럼 선거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지역발전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는 차기 단체장이나 자치의원에게 쏠린 분위기다.
하지만 균형을 잡고 추진해야 할 지역 개발사업이 또다시 이슈 몰이를 하려는 일부 정치인이나 지역주의에 사로잡힌 일부 지역민 때문에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게 전반적인 대전시민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정성윤(42·둔산동)씨는 “선거 때만 되면 개발사업의 조속추진에 대한 지역민들의 기대치가 높아지는 것 같다”며 “자치단체장을 바꾸더라도 안 되는 것은 안될 텐데 무작정 개발해달라는 논리를 펴지는 말아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한 자치단체 관계자는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개발사업에 대한 보고는 예민한 부분인데 사업 자체를 살피려는 주민들이 많지 않다”며 “자칫 일부 주민들의 생각과 달라지면 주민들을 선동할까 걱정되기도 하지만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는 개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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