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적으로 백화점과 유통업체의 저조한 기여도는 지역상품 구매율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2조원이 넘는 대전지역 대형유통업체 11곳의 총매출액에서 2012년 기준 지역상품 구매는 5%를 밑돈다. 지방세 납부나 기부액은 매출 대비 '쥐꼬리' 수준이다. 권장 차원을 넘어 조례 제정, 지역법인화 명문화까지 대두된 이유를 알 만하다.
지역 농산물과 생산품 매입, 용역 서비스, 지역민 고용 비율 또한 대폭 끌어올려야 한다. 순수한 지방은행이 없어 지역 금융 이용에선 더욱 한계가 드러난다. 지역사회 공헌사업에 참여하겠다고는 다짐했지만 문제는 시스템이다. 매출 발생 즉시 서울 본사에 송금하는 방식으로는 선언적 의미에 머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구시 등 일부 지자체는 지역사회 기여 실적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여기에 맞추도록 요구하고 있다. '순이익 5%의 지역 환원' 같은 기준은 자료 발표와 협력 요청에 비하면 진일보한 방식이다. 다만 시행 4~5년차에 들어가고도 이 역시 미진하다고 한다. 아직은 대형유통업체 자율적인 정착 노력에 의존하는 최소한의 조치임을 알 수 있다.
이와는 별개로 '지역유통의 균형발전' 측면에서 대형유통업체에 납품할 규모 있는 업체 육성이 과제로 남는다. '유통공룡' 앞에서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 지역상품 매입, 지역 우수업체 입점, 용역발주 비율에 대한 기준이 그래서 필요하다. 지역민의 지갑을 열어 성장하는 만큼 일정 부분을 지역사회에 환원한다는 전향된 의식을 보여야 가능한 일이다.
현재의 방식이 지역자금 유출과 지역상권 잠식을 부르는 것은 필연이다. 본사 중심의 물류시스템, 주거래 은행 등 권한의 문제라면 법인의 지방현지화가 유력한 대안이다. 지자체의 적극적인 자세와 대형유통업체의 개선 의지를 아울러 촉구한다. 제도적으로 어떻게 접근할지는 자명하다. 지역에 환원돼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실제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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