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선규 목원대 건축학부 교수 |
지방의 경우 1990년대부터 부산을 비롯한 5개 지방 대도시에서 도시철도가 건설되기 시작하였으며, 부산의 경우 4호선, 대구의 경우 2호선, 광주 및 대전의 경우 1호선을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의 경우 3호선을 고가방식으로 건설을 완료하여 시범운행 중에 있으며, 광주의 경우 2호선을 지하 저심도 경전철 방식으로 최종 결정돼 2016에 착공하여 2023년에 완공시킬 예정이다. 대전의 경우 도시철도 2호선 건설 계획이 국토교통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여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 중에 있으며, 도시철도 건설방식이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도시철도의 건설방식은 지상방식과 자하방식이 있으며, 지상방식에는 노면(路面) 설치 방식과 고가(高架)방식이 있다. 이중 노면 설치 방식은 고속의 의미가 거의 없으며, 도심교통체증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도시철도 설치 의미가 적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지상의 방식으로 도시철도를 건설할 경우는 고가방식으로 건설하게 되며, 국내의 경우 대표적인 사례가 용인, 부산 및 대구의 도시철도이다. 이에 반하여 광주가 채택한 지하 저심도 경량철도는 지하 15~25m 깊이에 건설되는 기존 지하철과 달리 도로 위에서부터 지하 7~8m 내외로 건설해 도로 선형에 따라 주행이 가능한 지하철도를 말하며, 도시미관을 해치지 않으며, 민원, 소음이 적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지하 방식은 지상 방식에 비하여 건설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구시와 광주시의 자료에 의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즉 대구 도시철도 3호선의 경우 총 연장 23.95㎞에 정거장 30곳, 차량기지 2곳의 공사로, 총 사업비 1조 4807억원이 소요되었다. 이에 반하여 광주 도시철도 2호선의 경우 총 연장 41.9㎞에 정거장 44곳, 차량기지 2곳, 총 사업비 1조 9053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예정이다. 광주의 도시철도 공사비가 너무 낮게 책정된 것이 아니가하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지만 광주의 저심도 지하 경전철 공사비는 '도로·철도부분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표준 지침'을 적용하여 책정한 공사비이기 때문에 신뢰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 총공사비를 도시철도 건설 길이로 단순계산하면 대구는 도시철도 공사비가 1㎞에 약 618억원이 소요된 반면, 광주는 1㎞에 약 455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대전시 관계자가 말하는 예산상의 이유로 정부에서 반대한다면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정부 관계자를 설득해야 할 것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도시계획이나 공공시설 건설의 동향은 '인간중심'이다. 즉 도시공공시설을 계획하고 건설하는데 있어서 시설 제공자인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시설 이용자인 시민의 입장에서 생각하여야 한다. 도시철도와 같은 토목구조물은 한번 건설하면 최소한 수십년 혹은 100년 이상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 후세들에게 과연 어떠한 구조물을 남겨줄 것인가에 대하여 고민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상 경전철 탑승자는 10m 상공에서 도심 풍경을 구경할 수 있지만, 도심지 건물에서 생활하는 시민들의 프라이버시는 과연 누가 책임질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함께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대전시는 시간·예산상의 이유로 빠른 결정을 하기 보다는 도시철도 2호선 건설 방식을 과연 무슨 방식으로 해야 하는가에 대한 사회적 의견 수렴 과정을 더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건설방식에 대한 면밀한 예산검토와 다양한 기술·도시환경 평가의 자문 과정도 함께 가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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