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애숙 대전지방기상청장 |
보통 봄이라고 하면 3월부터 5월까지를 일컫는다. 그러나 기상학적으로 봄의 시작은 평균기온이 5℃이상으로 올라간 후 그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첫날로 정의된다. 다만, 봄철에는 일별로 기온의 등락폭이 크기 때문에 봄 시작 일을 결정할 때는 일평균기온을 9일 이동평균을 하여 산출한다. 과거 10년의 봄 시작 일을 평균했을 때 대전 충남지방의 봄 시작 일은 대전이 3월 11일로 가장 빨랐고, 서산이 3월 16일로 가장 늦었다. 1970년대와 비교했을 때는 7일 정도 빨라져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의 한 현상으로 보인다.
기상학적으로 봄 시작일은 3월 중순 전반이지만 실제로 우리가 봄이라고 느끼는 시기는 개나리와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필 때일 것이다. 대전의 개화일(한 가지에서 세 송이 이상이 완전히 피었을 때) 평년값은 개나리가 3월 26일, 진달래는 3월 29일, 벚꽃이 4월 5일이다. 올 해는 2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고 3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어 평년보다 1~2일 빨라져 개나리는 3월 25일, 진달래는 3월 27일 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벚꽃은 평년보다 2일정도 늦어져 4월 7일 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전국 주요지점의 봄꽃과 벚꽃 개화 예상일을 발표하여 홈페이지에 게시하였다. 봄꽃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각 지역별 개화시기를 알아보고 일정을 맞춘다면 더욱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될 것이다.
봄꽃이 봄의 전령사 역할을 한다면, 황사는 불청객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황사는 4계절 다 찾아 올 수 있지만, 특히 봄에 많이 발생한다. 대전의 황사일수 평년값을 보면 봄철에 평균 5.5일로 연 황사관측일수의 84%를 차지해서 가장 황사가 많이 관측되는 계절이고, 겨울철이 0.8일로 두 번째 이다. 황사관측일이 봄철에 집중되는 이유는 황사가 우리나라로 들어와 관측되려면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되기 때문이다. 황사 발생지역의 강수량이 적고 토양이 건조하여 황사 발원량이 많아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 지역에 발달한 저기압이 통과하여 황사를 상층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황사가 우리나라로 이동해 오게 상층 바람이 북서풍으로 강하게 불어야 한다. 북서풍이 부는 것은 겨울철이 탁월하지만, 이때에는 황사 발원지도 대부분 눈이 덮여 있어 황사가 발생하는 양이 적다. 따라서, 세 가지 조건이 가장 많이 충족되는 봄철, 특히 3월에 황사가 많이 이동해 오는 것이다.
작년에는 대전·세종·충남지방에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두번의 옅은 황사가 관측 되었을 뿐인데 그 원인은 중국과 몽골의 황사 발원지역의 발원량이 적고, 상층 기류가 북서풍이 잘 형성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봄에는 봄철 전반에 대륙고기압이 평년보다 강하게 발달할 것으로 예상되어 북서풍을 타고 황사가 우리나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 황사 발생일수는 평년(대전 5.5일, 서산 5.7일)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되어 작년보다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민들의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고 있는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큰 시기에 황사까지 더 해진다면 국민들의 건강에 큰 적신호가 될 것이다. 이런 미세먼지와 황사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 전달이 중요하다.
미세먼지와 황사는 모두 대기의 질에 영향을 미쳐 국민건강에 해로움을 줄 수 있는 물질이나, 발생원인 및 예측·분석 과정의 차이 등으로 인해 그간 예보 담당기관이 분리되어 운영되어 오다가 2월 14일부터 기상청에 환경·기상 통합 예보실을 만들고 국립환경과학원과 기상청이 공동으로 근무하게 되었다. 그리고, 미세먼지와 황사예보를 기상통보문에 통합해서 서비스하고 있다. 이로써 예보모델 및 관측자료를 공유하여 미세먼지와 황사 예보의 정확도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인이 가장 스마트하게 봄을 즐기는 방법은 봄의 전령사 '꽃'이 피는 시기를 알아보고 불청객 “황사” 예상정보에 귀 기울여 봄꽃여행을 다녀오는 것이다.
나도 스마트한 현대인이 되어 기상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가장 좋은 시기에 안전하게 가족들과 봄을 즐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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