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좁은 교실에 40여 명이 어떻게 앉아있을 수 있겠느냐“며 “개학 후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줄 알았는데 이건 돌봄이 아니라 방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새 학기부터 초등학교 1~2학년에 대상으로 한 방과 후 돌봄 교실이 확대운영 된 가운데 준비부족으로 '콩나물 교실'이 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돌봄교실 신청을 받아 소득에 따라 선별 지원했지만, 올해는 신청자 모두를 받으면서 돌봄교실 아이들이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더구나 교실이 부족한 곳은 돌봄 교실 확충에 나서 공사를 진행하고 인력을 충원해야 하는 형편에 놓여 있다.
19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대전 돌봄교실학급은 343학급으로 총 인원은 7033명. 교육청은 2014년도 예산으로 109억5900만원을 편성했지만, 현재 53%만 확보 돼 늘어난 학생 수요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육현장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신청 학생 수 증가에 따라 학급을 늘릴 수 있는 학교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예산이 수반돼지 않은 학교는 학급을 늘리지 못해 학급당 학생 수를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교육의 질적 저하가 우려된다는 게 현장의 지적이다. 이 때문에 돌봄교실을 신청했던 학부모들은 당황해 하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교사'들 또한 대책없는 돌봄교실 운영에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돌봄전담사의 처우가 좋지 않아 교사 채용이 어려워지면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정규수업을 진행하는 학교 교사들이 돌봄교실까지 맡아야 하는 처지기 때문.
B초등학교 교장은 “아직 예산확보가 안 돼서 인지는 몰라도 곳곳에서 선생님들이 힘들어서 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돌봄교실에 대한 정책에 공감하면서도 1~6학년 학생들에 대한 본 수업의 질이 떨어질 것 같아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돌봄교실 수용인원을 20명 내외로 규정하고 있지만, 학생 안전사고가 없다면 학교권한으로 추가로 인원수요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교육청은 현재 돌봄교실 정책팀을 구성해 운영 프로그램을 안내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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