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수필은 수필의 내향적인 본성을 결대로 잘 살리고 있다. 자기 존재의 의미에 대한 철학적 탐색과 자기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보여준다. 우선 그는 자신의 존재를 모든 인간 존재의 보편성 차원에서부터 사유한다. '나는 누구일까'는 저자가 직업 일선에서 물러난 후부터 뒤늦게 시작한 글쓰기다.
책 전반부에는 세월과 인생에 대한 무상함이 비친다. 미래를 위한 희망과 도전도 결국은 죽음에 이르는 길에 불과하다는 데에서 저자의 허무의식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후반부에서 저자는 이 허무의식을 떨치고 자기만의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보여준다. 자기 밖의 세계에 관한 관심이 그것이다. 출판 오늘의문학사, 페이지 237쪽, 가격 1만5000원.
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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