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을 ‘백년대계’라 일컫는 이유는 그런 긴 안목이 요구된다는 뜻에서다. 이대로 오는 9월 실시되면 교사 수급의 복잡성 말고도 부작용 노출은 시간문제다. 학교가 보수도, 근무시간도 다른 파트타임 일자리의 실험실이냐는 노골적인 비판도 있다. 현장 실태 분석을 거치고 교육의 본질을 진지하게 고민했으면 애당초 안 나왔을 발상 같다.
다양한 형태의 근무시간을 배정해 일자리는 나눈다는 구상은 충분히 이해하더라도 ‘교과지도’만 교육이 아니다. 시간제 교사는 실질적인 행정업무 수행 면에서 정교사나 기존 기간제 교사와 많은 차이가 있다. 청년실업 해소와 고용률 70% 달성에서 야기된 도입 취지부터가 교육을 불안정하게 하고 비정상으로 만들 위험인자다.
당장 일자리를 몇 개에 매몰돼 교육의 특수성은 철저히 무시된 꼴이다. 초기 시행착오, 또 길게 봐도 인력 운용의 효율성을 장점으로 부각하기는 힘들 것 같다. 현직교사의 선택제 전환을 유도해 얻을 실익이 무엇이겠는가. 우리 교육에 진정 필요한 것은 교사의 책무성과 사명감 아니던가.
정착 여부를 가리기 전에 교육의 질과의 관련성이 더 우선시돼야 한다. 단지 일자리 방안으로는 모르되 교사 수급과 교단 안정성 확보 측면에서는 감당이 안 될 방안이다. 전일제 교사와 동일 수준의 수업과 상담, 생활지도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다. 단발성 업무 처리라 해도 업무 분장이 어렵고 업무 연속성도 보장할 수 없다. 다양한 교육과정,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은 하나의 이상이다.
그런데다 학교교육을 제도적으로 부실하게 하고 교직사회를 이원화할 우려마저 있다. 일자리 목표보다 교육 목표부터 생각할 일이다. 현실과 제도의 갭을 방치하면 학교 현장은 혼란의 연속일 뿐이다. 얼핏 드러난 장점보다 현실을 깊이 살피고 학교 교육력 약화를 걱정하는 여론에 귀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소탐대실(小貪大失)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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