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전거 이용객을 위해 조성된 자전거도로가 불법 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18일 대전 서구 탄방동에서 한 시민이 주차차량에 막혀 자전거를 끌고 가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대전시가 자전거도로 확충을 통해 명실상부한 '자전거도시'를 표방하고 있지만, 정작 자동차들의 불법 주차가 끊이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18일 대전시에 따르면 관내에는 총 연장 873㎞의 자전거도로가 있다.이 중 정비가 된 것은 633㎞, 아직 정비되지 않은 곳은 240㎞인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의 자전거도로는 하천과 기존 보행로 등에 설치한 곳이 대부분이고, 도심 속 도로변에 설치한 곳은 87㎞다. 도심 속 도로변 자전거도로는 충남대~신성동 구간과 학하지구, 도안신도시 등 최근 택지개발 지구에 대부분 집중돼 있다. 문제는 도심 속 보행로에 조성된 자전거도로는 물론, 도로변 자전거도로 대부분이 주차장으로 변질돼 있다는 것이다.
탄방동 보행로에 조성된 자전거도로에 불법 주차가 시도 때도 없이 이뤄지는가 하면 도안신도시 상가 인근의 자전거도로는 불법 차량으로 뒤덮혀 자전거가 다니는 것을 거의 볼 수 없다. 구청에서 목원대 입구에 주차장을 조성해 이용하도록 했지만, 이용자는 거의 없고, 상가 인근 자전거도로에 버젓이 주차하고 있는 것이다. 학하지구와 충남대~신성동 구간, 건양대병원 인근 자전거 도로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와 관련, 최근 대전시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도로변 자전거도로 불법 주차에 대한 민원글이 사진과 함께 게시되기도 했다.
자전거를 즐겨타는 김모(38ㆍ대전 서구)씨는 “보행로에 설치한 자전거도로에도, 도로변에 조성된 자전거도로에도 차들이 많이 주자돼 있어 자전거에서 내려 그냥 끌고 가거나 일반 도로 가장자리로 타고 다니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자전거 도로 폭이 차 한 대가 들어갈 정도 폭으로 만들어지니 불법 주차가 더한 것 같다. 이럴 거면 자전거 도로를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해당 구청에서는 연일 자전거도로 불법 주차를 단속하고 있지만, 근절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서구청 관계자는 “매일 단속을 하고 있지만 상인들과 운전자들이 몇 걸음 더 걷기 싫어 불법주차를 하는 등 자전거도로에 대한 인식이 떨어져 도로변 자전거도로 불법 주차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도로교통법 등에 따라 자전거도로 주차는 엄연한 불법이다. 운전자들이 이를 제대로 인식하고, 불법 주차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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