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서울 집중현상이 눈에 띄었다. 개업한 41명의 변호사 가운데 58.5%인 24명이 서울에서 사무실 문을 열었다. 대전에 개업한 변호사는 13명(31.7%)에 그쳤다. 나머지는 인천 2명, 경기와 충북 각각 1명씩이었다.
충북대 로스쿨도 마찬가지다. 개업 변호사 31명 가운데 54.8%인 17명이 서울을 택했다. 충북에서 사무실 문을 연 변호사는 8명(25.8%)에 불과하며 경기 2명, 인천, 대구, 부산, 대전 각각 1명씩으로 나타났다.
지역 로스쿨 졸업생의 이같은 '탈 지역화' 현상은 법률 시장 규모와 무관하지 않다. 인구는 물론 기업, 관공서 등이 집중돼 있어 타 지역과 비교해 이른바 '사건 수요'가 월등한 서울을 개업지역으로 많이 선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대전은 기업도 적을뿐더러 변호사 포화현상이 겹치면서 '신참'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좁다는 것이 지역 법조계의 전언이다. 이같은 상황 탓에 재학중 법률구제활동 등을 벌이며 지역민과 스킨십을 넓혀온 충남대 로스쿨 졸업생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타 지역 개업을 택하는 고충이 심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전에서 배출된 고급인력을 지역 내에 붙잡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자체, 교육청, 대덕특구 출연연 등 대전에 소재한 관공서에서 우리지역 국립대 로스쿨 출신 변호사 채용을 의무화하거나 채용경쟁시 가산점을 주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역기업 등도 법률 분쟁에 대비해 이같은 점을 고려해볼 만하다. 졸업생들의 지역 취업을 유도하기 위한 충남대 로스쿨의 노력이 뒤따라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맹수석 법학전문대학원장은 “조만간 중소기업진흥공단 대전본부와 지역 취업 확대 등을 위한 MOU체결을 계획하고 있다”며 “지역에서 배출된 법조 인재들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고 촉구했다.
한편, 충남대 로스쿨 재학생은 대전인재육성장학재단으로부터 2012년부터 1억4000만~5000만원의 장학금을 받고 있지만 졸업 후 타지역으로 유출되는 사례가 많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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