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림]천안함용사 4주기를 맞으며…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선림]천안함용사 4주기를 맞으며…

[중도마당]김선림 대전·충남재향군인회장

  • 승인 2014-03-17 13:47
  • 신문게재 2014-03-18 16면
  • 김선림 대전·충남재향군인회장김선림 대전·충남재향군인회장
▲ 김선림 대전·충남재향군인회장
▲ 김선림 대전·충남재향군인회장
세월이 아무리 많이 흘러도 결코 잊을 수 없는 날, 임진왜란 및 6ㆍ25전쟁과 더불어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날, 그날이 바로 2010년 3월 26일이다. 46명의 용사가 고귀한 생명을 서해에서 조국에 바쳤다. 한 명의 후배라도 구조하겠다며 차디찬 물속으로 뛰어들었던 한주호 준위는 끝내 물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북한 만행의 증거들을 찾겠다며 넓은 바다를 뒤지던 금양호 9명의 선원도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작년 3월 26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천안함 용사 3주기 추모식'에는 박근혜 대통령도 참석, 천안함 폭침으로 전사한 46명의 용사와 한주호 준위의 유족을 위로했다.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두 동강 난 사실은 명명백백하게 밝혀졌다. 세계 각국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믿지 않고 각종 의혹을 만들어내는 세력이 있다. 안타까운 장병을 생각하면 할수록 간장이 끊어진다.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 될 천안함 폭침! 그러나 이 불행한 사건은 우리에게 참으로 많은 훈계를 하고 있다.

첫째, 설마 북한이 동족(同族)을 공격하겠느냐는 우리 사회 일각의 맹목적 민족의식이 얼마나 어리석고 무지한 일인지를 일깨워 주었다. 수백만 주민이 굶는 상황에서도 핵무기 개발에 몰두하는 북한이다. 북한 전역의 수용소마다 무고한 주민을 감금해 놓고 죽어나갈 때까지 강제노역을 시키는 게 북한이다. 이제는 서울을 '핵 불바다'로 만들고, 한라산에 인공기를 꽂겠다고 협박한다. 이제라도 저들이 입버릇처럼 떠드는 '우리 민족끼리'에 가려진 '악마'의 실체를 똑바로 봐야 한다.

둘째, 오직 강한 힘만이 우리의 생존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였다. 전쟁에서 지는 민족은 이기는 민족의 노예가 됐다. 이것이 냉엄한 국제사회의 원칙이다. 정글의 법칙보다 더 엄격한 지구촌 인류의 법칙이다. 국제사회에 정의가 있는가? 정의는 오직 힘이다. 장거리 미사일을 펑펑 쏘고 3차례에 걸친 핵실험을 일삼는 주적(主敵)을 앞에 두고 국방비를 깎는 것은 태평해도 너무 태평하다.

셋째, 독불장군식 자주국방은 없다는 사실이다. 지구에서 가장 폭력적이고 가장 호전적인 북한 김정은 집단을 우리의 힘만으로 제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더구나 저들은 핵보유국이라고 큰소리치고 있다. 대한민국을 '핵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세계 최강의 한미동맹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이런 맥락에서 한미동맹의 토대가 되는 한미연합사는 존속돼야 한다.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은 유보하는 것이 마땅하다. 최소한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고 이 땅에 완전한 평화가 정착될 때까지는 전작권 전환을 연기해야 한다. 국제 외교역량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 중국의 협조 없이는 북핵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

마지막으로, 핵보다 더 무서운 것은 내부의 적이다. 아널드 토인비는 지구 대부분의 강대국은 내부의 적에 의해 멸망했다고 했다. 고구려 대제국은 왕자들의 내분으로, 조선 왕조는 당파싸움으로 저물었다. 프랑스의 마지노선 역시 내부의 첩자에 의해 무너지지 않았는가? 우리에게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할 내부의 적이 있다. 천안함 폭침이 우리 정부의 자작극이라고 우기는 자들이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며 수백억 원의 국고 손실을 초래한 집단이다. 미군 물러가라고 소리치며 한미연합사 해체를 주장하는 세력이다. 아무리 튼튼한 담장을 쌓으면 뭘 하나. 거기에 구멍을 내는 내부의 적이 득실거린다면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천안함 폭침 4주년. 우리는 또다시 속아서는 안 된다. 내부의 적에게 휘둘려서도 안 된다. 천안함은 말한다. 한 번 속으면 속인 자의 잘못이지만 두 번 속으면 속은 자가 바보라고.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